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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도 즐기자' 홍명보호의 심심퇴치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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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한국시각) 브라질 이구아수의 플라멩구 스타디움.

훈련에 참가한 필드플레이어 18명은 '눈치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자리를 두고 옥신각신하는 모습도 펼쳐졌다.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과 코칭스태프들은 재미있다는 듯 이들의 모습을 지켜봤다. 잠시 후 "와~"하는 함성과 함께 이근호(29·상주)와 박주호(27·마인츠)가 맨 왼쪽에 섰고, 김신욱(26·울산)이 맨 오른쪽에 섰다. 왼쪽부터 오른쪽까지 키 순서대로 자리를 정한 것이다. 6명씩 3팀으로 나눠 치르는 패스 훈련에서 선수들의 편을 만들기 위해 홍명보호 코칭스태프가 짜낸 묘안이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이라는 꿈을 이뤘다. 하지만 피로도는 점점 더해지고 있다. 홍명보호가 한솥밥을 먹은지 한달이 훌쩍 넘었다. 지난 12일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 소집을 시작으로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을 거쳐 브라질까지 동고동락 중이다. 국내 훈련 중 2박3일 외박이 한차례 있었지만, 긴장감 탓에 즐길 겨를이 없었다. 선수별로 편차는 있지만, 원팀과 함께한 시간은 1달 내외로 비슷하다. 소집 첫날 합류한 정성룡(29·수원) 이범영(25·부산) 김승규(24·울산) 등 이른바 '골키퍼 군단'은 무려 40일 간 한솥밥을 먹고 있다. 축구인생 최고의 도전이기는 하지만, 매일 반복되는 훈련과 긴장감은 자칫 의욕을 떨어뜨릴 수도 있는 부분이다. 난데없는 키재기는 이런 피로도를 풀기 위한 홍명보호의 고민이 담겨있다.

러시아전 이후 분위기는 날이 갈수록 화기애애하다. 정적이 흐르던 훈련장에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이날 훈련에서도 선수들은 1시간 10분 간의 훈련시간 내내 스스럼없이 장난을 치거나 농담을 주고 받으면서 절정의 분위기를 전했다. 김영권(24·광저우 헝다)은 "월드컵을 경험해 본 선수들이 많지 않다보니 러시아전에 앞서 긴장감이 컸다"며 "하지만 고비를 잘 넘기면서 긴장감이 자신감으로 바뀌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홍명보호는 21일 한 차례 비공개 훈련을 거쳐 전세기편으로 알제리전이 열리는 포르투알레그리에 입성한다. 22일에는 경기 장소인 에스타디오 베이라-리우에서 알제리전 공식 기자회견 및 훈련을 가진 뒤, 23일 오전 4시 알제리와 브라질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H조 2차전을 펼친다. 이구아수(브라질)=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