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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전]4년 전 재판, 카펠로 생일에 승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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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비오 카펠로 러시아대표팀 감독은 4년 전 '축구종가' 잉글랜드대표팀의 수장이었다. 당시 카펠로는 남아공월드컵 기간 생일을 맞았다. 6월 18일. 알제리와의 2차전이 열린 날이었다. 알제리는 C조 최약체로 평가받았다. '톱시드'를 받았던 잉글랜드의 승리가 예상됐다. 그러나 결과는 0대0 무승부였다.

후폭풍은 컸다. 영국 언론이 '천하'의 카펠로를 흔들었다. 경질설로 괴롭혔다. 팬들의 폭풍 비난도 감수해야 했다.

4년이 흘렀다. 카펠로 감독은 말을 갈아탔다. 잉글랜드에서 러시아로 둥지를 옮겼다. 어김없이 이번 월드컵 기간에도 생일을 맞았다. 68번째 생일이었다. 공교롭게도 상대는 한국이었다. 카펠로 감독은 두 번째 맞는 월드컵 생일에서 '승리'라는 선물을 받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성대한 생일 잔치는 이번에도 남 얘기였다. 한국이 생일상을 엎었다. 정확히 얘기하면, 골키퍼 아킨페예프가 카펠로 감독의 생일을 망쳤다. 손쉽게 잡을 수 있던 이근호의 슈팅을 실점으로 헌납했다.

카펠로 감독은 선수들의 사기를 고려해 애써 웃었다. 경기가 끝난 뒤 ""한국의 수비가 우리를 잘 막았다. 선수들에게 무승부가 최고의 생일 선물이 됐다"고 말했다. 자신의 생일에 먹구름을 끼게 한 아킨페예프 골키퍼에 대해서는 "실점은 했지만 아킨페예프는 훌륭한 골키퍼다. 우리가 좋은 기회를 충분히 만들었지만 한국의 수비가 잘 막았다"고 전했다.

카펠로 감독의 생일에는 여전히 승리의 기운이 부족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