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비오 카펠로 러시아대표팀 감독이 최근 러시아 최전방의 얼굴을 바꿨다. '신예' 공격수 알렉산드로 코코린(22·디나모 모스크바)의 한국전 출전이 유력하다. 코코린은 러시아 부동의 최전방 공격수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32·제니트)를 벤치로 밀어낸 잠재력이 뛰어난 공격수다. 러시아에서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 대비해 전략적으로 키우는 선수다. 잘생긴 외모에, 폭발적인 스피드와 드리블, 러시아 축구를 이끌어갈 유망주라는 점에서 한국에서는 손흥민(레버쿠젠)과 비유되곤 한다.
코코린은 22세에 불과하지만 프로에서 153경기(35골)나 뛰었을 정도로 풍부한 프로 경험을 갖고 있다. 시작부터 화려했다. 17세인 2008년 10월, FC샤투른 모스크바전 교체 출전으로 프로데 데뷔한 그는 득점에 성공하며 디나모 클럽 최연소 득점에 성공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2008년부터 디나모에서 꾸준히 활약하던 그는 2013년 여름 러시아 안지로 이적료 1900만유로(약 263억원)를 받고 이적했다. 비록 안지가 긴축재정에 들어가며 다시 디나모로 돌아오기는 했지만 그의 몸값은 안지 역사상 세 번째로 높은 이적료로 기록됐다. 그의 잠재력은 거스 히딩크 전 러시아대표팀 감독도 일찌감치 알아봤다. 히딩크 감독은 "코코린은 나의 최고 학생 중 한명"이라며 그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2011년부터 러시아대표팀에 합류해 A매치 22경기 출전 5골을 기록하고 있다.
러시아대표팀에서는 브라질월드컵 유럽예선부터 중용되기 시작했다. 주로 왼쪽 측면 공격수로 8경기에 출전해 4골-1도움을 올렸다. 경기당 평균 62.8분을 소화했다. 90분당 공격 포인트가 0.9개다. 그의 공격력을 주목한 카펠로 감독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케르자코프의 대체자로 그를 점찍었다. 지난 3월 5일 열린 아르메니아와의 평가전에서는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돼 결승골을 넣기도 했다. 최근 케르자코프가 슬로바키아와의 평가전에 교체 출전한 이후 불만을 드러냈다가 카펠로 감독의 심기를 건드리면서 '원톱' 코코린 체제가 더욱 굳건해졌다. 이제 그는 엄연히 러시아를 대표하는 얼굴이다.
조별리그 첫 상대로 러시아를 상대하게 될 한국에는 당연히 경계대상 1호도 코코린이다. 그는 홀로 득점을 만들어낸 수 있는 파괴력을 갖춘 공격수다. 왼측면 공격수 시절에도 크로스보다는 직접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파고드는 스타일이었다. 최전방 공격수로 옮긴 이후 저돌적인 돌파가 더욱 많아졌다. 활동 범위가 넓고 몸싸움 능력도 탁월하다. 코코린의 최고 강점은 스피드다. 특히 측면 크로스가 올라올 경우 수비 뒷공간에서 돌진하며 공을 따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반사신경이 뛰어나 슈팅이 어려운 자세에서도 어떻게든 슈팅을 만들어낸다.
그를 봉쇄하는 방법은 공보다 움직임에 주목한 수비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중앙 수비진이 공을 따라다니다보면 빈 공간에 있는 그를 놓치기 십상이다. 코코린의 움직임은 최전방에 국한되지 않는다. 러시아가 수비를 두텁게 쌓는 이상 미드필드 진영부터 동료와의 패싱 플레이를 통해 상대 문전에 접근한다. 코코린은 1대1 수비로는 막을 수 없는 스피드와 드리블 실력을 갖췄다. 공을 잡을 기회를 차단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기성용(스완지시티) 한국영(가시와) 등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중원에서 1차 저지선 역할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상파울루(브라질)=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