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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선발진, 유창식과 새 용병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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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화 이글스 팬들은 경기 시작부터 힘이 빠진다.

선발투수들이 초반부터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투수력이 약하니 선발이 조기 강판하면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 지난 15일 창원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불펜에서 선발로 보직을 옮긴 후 첫 등판한 송창식이 1회말 8타자를 맞아 안타 6개, 볼넷 1개를 내주고 7실점하며 경기를 그르치고 말았다. 아웃카운트는 1개 밖에 잡지 못했다.

선발이 조기 강판한 뒤라도 불펜진이 추가 실점을 막으면 그나마 경기 막판까지 승부를 걸어볼 수 있지만, 리드를 빼앗긴 후 경기를 포기한 듯 대량실점하기 일쑤다. 이전 경기들도 양상은 비슷했다.

지난 14일 NC전서는 송창현이 등판해 2⅔이닝 7안타 5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12일 KIA 타이거즈전서는 안영명이 4⅓이닝 동안 12안타의 뭇매를 맞고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9점을 내주는 수모를 당했고, 11일 KIA전서는 앨버스가 6이닝 동안 7안타 6실점으로 부진을 보이며 패전을 안았다. 퇴출된 외국인 투수 클레이는 10일 KIA전서 1⅓이닝 7안타 6실점하며 마지막까지 이미지를 구겼다.

최근 6경기서 2승4패를 올리는 동안 선발승을 따낸 투수는 이태양 뿐이다. 올시즌 혜성처럼 등장한 한화의 기대주다. 지난 13일 NC전에서 7이닝 동안 4안타 2실점하는 호투를 펼치며 시즌 2승째를 따냈다. 지금 한화의 선발투수들 가운데 유일한 희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태양은 지난달 9일 선발진에 합류한 이후 7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했고, 4번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올렸다.

하지만 나머지 선발들은 들쭉날쭉하다. 앨버스는 지난 4월 20일 대전 LG 트윈스전에서 승리를 따낸 뒤 7경기에서 5패만을 당했다. 클레이처럼 퇴출이 거론되고는 있지만, 한화 구단은 신중을 기하고 있다. 그러나 기회는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안영명은 지난 6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부상으로 1회 마운드를 내려간 유창식에 이어 긴급 투입돼 6이닝 3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한 것을 빼면 썩 잘 던진 경기가 눈에 띄지 않는다.

지난해 선발 유망주로 각광을 받은 송창현은 올시즌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8일 잠실 LG전서 7이닝 2실점으로 1승을 거둔게 전부다. 송창현은 당분간 중간계투로 던지기로 했다.

한화 선발진이 올시즌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외국인 투수 2명의 부진과 유창식의 부상에서 비롯됐다. 유창식은 지난 7일 팔꿈치 부상을 호소하며 또다시 1군에서 제외됐다. 올해 9경기에 등판해 2승2패, 평균자책점 3.74를 기록중인 유창식의 복귀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부상 이전 6이닝 정도를 힘있게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지만, 컨디션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재 한화의 선발진 가운데 붙박이는 이태양, 안영명, 앨버스 등 3명이다. 2군서 새롭게 불릴 올릴 자원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안영명과 앨버스가 하루빨리 안정을 찾고, 유창식도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야 한다. 여기에 1주일 이내 합류가 예상되는 새 외국인 투수가 합격점을 받는다면, 적어도 지금과 같은 무기력한 상황을 면할 수는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