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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반전 염원하는 박주영 "모두가 리더가 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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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29·아스널)의 리더십은 마이애미에서 꽃피웠다.

스스럼이 없었다. 훈련장에선 수다쟁이 아줌마를 자처했고, 숙소에선 든든한 조력자였다. 선수들 사이에 박주영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A매치를 치르기 위해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모일 때마다 후배들을 달고 다닌다. 실력과 오랜 프로 경력 때문만이 아니다. 스스로를 낮춘다. 후배들에게 다가가 스스럼 없이 대화를 나누고 장난도 친다. 무한경쟁 속에 바짝 긴장했던 선수들은 이내 얼굴에 웃음을 머금곤 한다. 가나전 패배 뒤에는 잔뜩 굳은 후배들 곁으로 다가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애썼다.

박주영 리더십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전진기지인 브라질 이구아수에서의 첫 훈련에서도 화제였다. 12일(한국시각) 이구아수 페드로 바소 스타디움에서 후배들을 이끌며 훈련을 소화했다. 훈련 막판에는 손흥민(22·레버쿠젠)과 함께 슈팅 훈련을 자청, 잇달아 골망을 흔들면서 훈련장을 찾은 600여명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박주영이 밝힌 수다의 진짜 이유는 반전이었다. "훈련할 때는 분위기가 즐거워야 한다. 선수들끼리 화기애애 해야 회복도 더 빠르다. 선수들끼리 얘기를 많이 해야 하는 상황이라 (대화를) 하고 있다." 그는 "운동장이나 팀에서 리더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모두가 리더가 되어야 한다. 다른 선수보다 내가 나이가 많으니깐, 뒤에서 잘 받쳐주고 밀어주고 싶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캡틴 구자철(25·마인츠)을 향한 배려이자, 가나전 패배를 딛고 깨어나길 바라는 간절함이 담겨 있었다.

박주영은 가나전 후반 11분이 되서야 첫 슈팅을 날렸다. 지난달 28일 튀니지전에 이은 2경기 연속 무득점이다. 하지만 기죽지 않았다. 박주영은 "튀니지전과 가나전에서 슈팅이 적었다. 선수들끼리 많은 움직임으로 찬스를 만들어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선수들끼리 많은 얘기를 하면서 공격에 가담하고 좋은 유효 슈팅을 만들어내는게 중요하다"고 반전을 노래했다.

이제는 실전이다. 박주영은 15일까지 이구아수에서 몸을 만들고, 18일 브라질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날에서 러시아와 본선 조별리그 H조 1차전 출격에 도전한다. 앞선 2경기 무득점의 부진을 날릴 수 있는 찬스다. 박주영은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에서) 힘든 훈련을 많이 했다. 컨디션은 많이 좋아졌다. 나쁜 것은 없다"며 "이제 며칠 안남았지만 그 시간 동안 많은 발전을 할 수 있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이구아수(브라질)=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