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군도:민란의 시대'가 베일이 벗겨졌다.
앞서 배우 하정우와 윤종빈 감독의 네 번째 호흡이자, 강동원의 4년 만에 복귀작이란 점에서 화제를 모았던 '군도'는 민초 히어로들의 이야기다. 양반과 탐관오리들의 착취가 극에 달했던 조선 철종 13년, 힘 없는 백성의 편이 돼 세상을 바로잡고자 하는 의적떼 군도의 활약상을 담았다. 하정우는 순박한 백정에서 잊지 못할 끔찍한 일을 당한 뒤 군도로 합류, 지리산 추설의 신 거성 도치로 거듭난다. 강동원은 나주 대부호의 서자로 양민들을 수탈하는 무관 출신 조윤 역을 맡았다. 이를 위해 하정우는 삭발을 감행했고, 강동원은 악랄하게 변했다. 이들 외에도 '군도'에는 이성민 조진웅 마동석 윤지혜 정만식 김성균 김재영 이경영 등 굵직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기대를 모은다.'군도'의 세 가지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역사적 사건 속 한국판 '헐크'가 들어있다고?
윤 감독은 9일 열린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군도'의 제작보고회에서 '군도'라는 타이틀 뒤에 '민란의 시대'라고 수식어를 덧붙인 이유를 설명했다. 윤 감독은 "철종 13년, 진주 민란을 시작으로 삼남 지방에 전국적으로 민란이 많이 났던 시대이고, 그 해를 '민란의 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영화를 보기 전에 그런 사실을 알고 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붙였다"고 말했다. 이어 "위대한 영웅이나 위대한 지도자가 세상을 바꾸는 이야기가 아니라, 평범한 백성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로 지리산 추설이라는 도적 집단에서부터 이야기가 나온다"며 "캐릭터가 매우 만화적이고, 동화적인 캐릭터"라고 말했다. 하정우 역시 "영화를 선택한 구체적인 계기는 캐릭터다. 이야기도 명쾌하고, 짜릿하고 캐릭터 자체가 그 안에서 성장도 보여진다. 배우로서 만화같은 캐릭터가 탐이 났다"고 의견을 보탰다.
하정우 뿐 아니라 '군도'에는 어벤져스의 '헐크'를 연상케하는 힘 장사인 천보(마동석), 명궁 마향(윤지혜), 백마디 말보다 속도로 제압하는 속공 금산(김재영) 등 각기 다른 주특기와 보직을 구현할만한 이미지의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액션 활극과 웨스턴 음악의 조합
대개 액션 영화에서 그렇듯 무기는 절대적이다. 무기에서 주는 다양한 액션과 합은 보는 이들을 짜릿하게 만드는 쾌감을 자아낸다. '군도'에서 두 주인공 도치(하정우)와 조윤(강동원)은 절대고수로 등장, 도치는 쌍칼, 조윤은 긴 장검을 휘두르며 합을 맞춘다. 다른 신분과 다른 무기로 보여지는 액션 활극에서 보여지는 짜릿함을 선보일 참이라고. 윤 감독은 "전작 '범죄와의 전쟁'을 촬영할 때는 액션신을 찍는다고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다. 상황에 맞게 주인공들의 감정이 올라오면 덤비고, 액션이라기보다 싸움이라는 생각이 강했다. '군도'는 다르다. 액션이란 장르에 맞게 액션이 주는 쾌감, 활극의 쾌감을 주기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 액션 자체만으로도 활력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액션을 보여주기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액션신에서 전자기타가 등장하는 웨스턴 풍의 배경음악을 통해 극의 분위기를 정점으로 끌어올려 맥박을 빨라지게 한다는 의도다.
▶윤종빈 감독과 하정우.. 그리고 강동원
영화의 시작과 끝은 '호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 감독은 "하정우의 민머리를 상상했다"며 영화의 시작을 알렸다. 사실 윤 감독과 하정우는 대학 동문이며, '용서받지 못한 자(2005년)', '비스티 보이즈(2008년)'에 이어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2012년)'에 이어 벌써 네 번째 호흡을 맞춘 사이다. 그만큼 눈빛만 봐고 척하면 척하는 신뢰할 수 있는 사이. 윤 감독은 하정우에 대해 "존재만으로도 화면을 꽉 채우는 배우"라고 손꼽았다.
윤 감독은 또 "개인적으로 강동원의 팬이다. 오랫동안 구애했다"고 밝혔다. 이어 "꽃미남 배우이면서도 차갑고 서늘한 면을 가지고 있다. 조윤 역할에는 딱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정우와 강동원이 한 프레임에 있는 이상 끝났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강동원 역시 "감독과 첫 만남에서 작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신뢰를 보였다.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