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처럼 한국 프로야구에도 비디오 판독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비디오 판독 도입에 관한 논의를 하고 도입 시기, 범위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방송중계시스템이 발전하면서 인간의 눈으로 판단하기 힘든 상황까지 세세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오심이 경기의 일부라며 비디오 판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던 야구인들도 이제는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오심 하나로 경기의 흐름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보니 현장에서는 더욱 비디오 판독을 원하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올 시즌부터 사실상 스트라이크-볼 판정 이외에 대부분의 심판 판정에 관한 비디오 판독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해만 해도 홈런에 대해서만 비디오판독을 했지만, 올 해는 거의 전 부분으로 확대한 것이다. 그러면 메이저리그에서 비디오 판독에 따라 판정이 번복이 된 경우는 얼마나 될까.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759게임에서 381차례 비디오 판독이 이뤄졌다. 그 중 180번이 심판의 판정이 번복됐다. 판정 번복률이 47.2%였다. 거의 반 정도가 오심으로 인정된 것이다.
야수가 공을 어떻게 잡았는지에 관한 판정의 번복 사례가 가장 많았다. 심판이 야수가 제대로 잡았다고 판정한 7번의 사례가 모두 원바운드로 잡은 것으로 밝혀졌다. 원바운드로 잡았다고 판정한 5번 중에선 4번이 직접 잡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만큼 심판이 육안으로 판단하기 힘든 장면이 발달된 기술로 바로 잡혔다.
1루에서 이뤄지는 아웃-세이프 판정도 감독들이 자주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는 항목이다. 151차례 비디오 판독이 있었는데, 오심으로 번복된 게 77번이었다. 번복률이 무려 50.1%였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의 비디오 판독 과정을 보면 오심률이 생각보다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판정이 애매한 상황이 발생하면 먼저 감독이 심판에게 다가가 얘기를 한다. 그리고 그 사이 구단 직원이 그 플레이의 비디오를 통해 판정이 맞는 지 확인하고 이를 덕아웃에 알려준다. TV 중계를 보면 덕아웃에 있는 코치가 전화를 받고 엄지를 들어올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이 구단측에서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라고 하는 사인이다. 즉 구단이 리플레이를 보고 오심이라고 확신하고 신청하는 비디오 판독인데, 오심으로 확정된 것이 47.2%라는 것이다.
절반 정도라고 해도 제대로된 판정이 내려지는 것은 분명 경기 흐름엔 도움이 된다. KBO도 곧 비디오판독의 실시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관심은 범위다. 메이저리그처럼 자체 시스템을 갖추기는 쉽지 않아 중계방송사의 협조를 구할 가능성이 높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