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부상에서 돌아와 4연승을 달린 LA 다저스 류현진에게 두려운 곳은 없어 보인다.
류현진은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서 6이닝 동안 8안타와 2볼넷을 내주고 2실점하는 호투를 펼치며 팀의 7대2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22일 뉴욕 메츠전 이후 4연승을 질주한 류현진은 시즌 7승(3패)을 따내면서 평균자책점을 3.09에서 3.08로 약간 떨어뜨렸다.
어깨 부상 이후 더욱 노련해진 경기운영과 제구력을 앞세워 안정적인 피칭을 펼쳐나갔다. 특히 '투수들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쿠어스필드에서 여유로움을 과시하며 콜로라도 타선을 잠재웠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류현진의 올시즌 기록 가운데 주목할 것이 있다. 바로 원정경기 성적이다.
류현진은 올시즌 원정에서 6차례 등판해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95를 기록했다. 규정이닝을 넘긴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101명 가운데 단연 1위의 기록이다. 이 부문 2위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팀 허드슨으로 원정 6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1.37을 기록했다. 류현진이 올시즌 홈에서는 5경기에 나가 2승2패, 평균자책점 6.15로 지난해와 달리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원정에서는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류현진이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에 비해 한층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메이저리그 환경에 완벽하게 익숙해졌다는 의미다. 미국 대륙 어느 구장을 가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공을 뿌리는 모습이 '쿠어스필드'에서도 발군이었다. 류현진은 지난 3월23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것을 시작으로 시즌 첫 원정 4경기에서 26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인 바 있다.
그가 등판한 미국내 원정구장은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 애리조나의 체이스필드, 샌프란시스코의 AT&T파크, 뉴욕의 시티필드, 그리고 쿠어스필드다. 30개 구장중 홈런에 대한 파크팩터(Park Factor) 순위에서 각각 4,5위에 올라 있는 쿠어스필드(1.345), 체이스필드(1.182), 즉 타자 친화적인 구장에서도 잘 던졌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올시즌 류현진의 피홈런은 3개 밖에 되지 않는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101명 중 피홈런이 가장 적은 선수는 LA 에인절스의 가렛 리차즈로 그는 2개를 내줬다. 이어 류현진을 비롯해 토론토 블루제이스 마크 벌리,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애런 하랑, 시애틀 매리너스 펠릭스 에르난데스 등 5명이 두 번째로 적은 3개의 홈런을 맞았다. 류현진은 홈에서 1개, 원정에서 2개를 내줬는데, 그만큼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실투가 적고 제구력이 안정적이라는 뜻이다.
물론 다저스타디움에서 마냥 부진한 것은 아니다. 부상자 명단에서 풀린 이후 등판한 홈 2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하며 승리를 챙겼다. 지난달 27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는 7⅓이닝 3안타 3실점, 6월 1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는 6이닝 10안타 2실점으로 각각 승리했다. 특히 신시내티를 상대로는 7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부상 이전에 부진했을 뿐이지, 류현진은 원래 홈에서도 강한 투수다. 지난해 다저스타디움 15경기에서 7승4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이제 어느 구장을 가도 믿음을 가질 수 있는 선발투수로 성장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