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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바닥 KIA, 4일 쉰 LG 상대로 정신력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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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경기를 승리하고 나면 힘들어도 힘들지 않다는게 선수들의 말이다. KIA 타이거즈가 그랬다. 위기에서 힘겹게 탈출하더니 신바람을 이어갈 기세다.

KIA가 기분 좋은 연승을 달렸다. KIA는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3-3이던 9회초 친정에 비수를 꽂은 이대형의 결승 적시타에 힘입어 5대3으로 승리를 거뒀다. 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며 2연패에서 탈출했던 KIA는 연패 후 연승을 달리게 됐다.

KIA에게는 힘든 일정이었다. 전날 삼성과의 경기를 자정 가까이까지 치렀다. 서울 숙소인 리베라 호텔이 도착하니 새벽 4시였다고 한다. 여기에 LG전은 현충일 공휴일이라 6시 30분이 아닌 5시부터 개최됐다. 최악의 상황이었다. 경기 전 훈련 일정까지 포기해야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희망은 있었다. 삼성전에서 패하지 않았다. 경기 내용이 좋고 나쁨을 떠나 어쨌든 13대12로 이겼다. 만약 그렇게 힘을 뺀 후 지고 서울에 올라왔더라면 다음 경기에 분명히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하지만 힘든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기에 선수들에게는 해보자는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LG전에서 그 모습이 나타났다. KIA 타선은 상대 선발 티포드의 호투에 경기 초반 밀렸다. 5회까지 1-3으로 끌려갔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추격을 시도했다. 6회, 7회 각각 1점씩을 내며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3-3으로 팽팽하던 운명의 9회초. LG가 마무리 봉중근을 조기 투입하는 강수를 띄웠다. 하지만 전날 경기에서 극도로 긴장된 분위기 속에 경기를 치렀던 KIA 선수단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사 후 강한울과 김주찬의 연속 안타로 1사 1, 3루 찬스를 만들었고 이대형이 결승 타점을 거두는 내야안타를 때려냈다. 잠실 친정팬들 앞에서 포효했다.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갔다. 최근 물오른 타격감을 자랑하는 나지완이 쐐기타까지 터뜨렸다. 전날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던 마무리 어센시오는 언제 그랬냐는 듯 강속구를 뿌리며 1이닝을 막아냈다.

힘 빠진 KIA였다. 그리고 4일을 푹 쉬고 나온 LG였다. 하지만 정신력에서 KIA가 앞섰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