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대우를 받으니 본인도 신이 나지 않겠나."
6일 인천 문학구장. SK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롯데 히메네스는 타격훈련 때부터 호쾌한 장타력을 뽐냈다. 프리배팅 때 담장을 자주 넘기는 탓에 관중들은 히메네스가 타석에 들어서자 우측 펜스 쪽으로 우르르 몰려 가는 진풍경을 보여주기도 했다.
롯데 김시진 감독도 히메네스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김 감독은 "일단 팀에 적응을 잘 하니 마음이 편할 것"이라며 웃었다. 실제로 히메네스는 외국인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활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역만리 타지에서도 언제나 즐거운 마음으로 웃음을 잃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히메네스의 적응력에 대해 엄지를 치켜들었다. 낯선 한국야구에 빠르게 적응한 게 활약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히메네스는 올시즌 39경기서 타율 3할7푼1리 11홈런 45타점을 기록하며 롯데 중심타자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
김 감독은 "아마 일본에 있을 때 느낌을 생각하고 한국에 왔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에 개인 트레이너랑 같이 왔다가 다시 돌려보내지 않았나. 선수들과 함께 밥도 같이 먹으러 다니고, 밖에 놀러가기도 하면서 이곳 생활을 즐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생각보다 마음이 편한 게 첫번째인 것 같다. 두번째로는 부산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이 있지 않겠나. 야구도 잘하는데 밖에 나가면 엄청 날 것이다. 식당에 가도 뭐라도 하나 더 주려고 하는데 대우를 받으니 신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기술적인 측면은 없을까. 김 감독은 "일본에선 외국인선수가 성에 차지 않으면 고치려 한다. 단점을 고쳐서 그대로 된다면, 모든 선수가 잘 칠 것이다. 장점이 크다면, 이를 극대화시키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우리도 한동안 단점을 고치는 추세였는데 요즘엔 많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히메네스가 가진 파워라는 장점을 죽이지 않고, 살려주는 것이다. 정확도가 다소 떨어질지라도 이를 고치려 하다간 장점마저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시절(2009년 니혼햄)과 달리, 한국에서는 지도법도 히메네스와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팬들도 히메네스가 안타 몇 개를 치는 걸 바라지 않는다. 큰 걸 바라고 있다"며 히메네스가 계속해서 장타를 날려줬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인천=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