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부터 낮 최고기온이 30도 가까이 치솟는 등 때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영양을 보충하고 더위를 이겨내기 위한 일환으로 여름 보양식을 챙겨먹곤 했다.
삼계탕은 대중화된 여름 보양식의 대표 메뉴다. 최근에는 미국으로의 삼계탕 수출 가능성이 알려져 효자품목으로 부상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서울의 3대 삼계탕 맛집으로 자리 잡은 신길동의 원조호수삼계탕(대표 백운기)은 삼계탕 본연의 깊은 맛을 내는 노하우와 비법으로 2대째 삼계탕전문점을 이어오고 있다.
기름이 떠 있는 일반적인 삼계탕과는 달리 죽처럼 걸쭉하고 짙은 국물이 이색적이다. 별도의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도 닭 육수에 들깨와 찹쌀가루, 땅콩가루를 넣고 끓여 고소하고 진한 국물을 자아내며 특유의 닭 냄새가 나지 않아 삼계탕에 거부감이 있는 외국인들도 쉽게 접할 만하다.
삼계탕의 주원료인 닭은 하림 본사에서 직접 매입한 영계를 사용한다. '웅추' 라고도 불리는 영계는 장닭보다 작지만 육질이 부드럽고 푸석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선호한다. 삼계탕은 닭을 찌는 시간만 1시간 30분가량 소요되므로 오전 11시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영계에 찹쌀과 마늘 등을 넣고 오랫동안 뜸을 들여서 기름기가 빠지고 담백한 원조호수삼계탕이 완성된다.
1990년 좋을 호(好) 받을 수(受)라는 명칭으로 개업한 호수삼계탕은 백운기 대표의 아버지인 故 백남궁 회장으로부터 시작됐다. 그간 조류독감 등으로 많은 삼계탕집이 문을 닫았다. 그 가운데 호수삼계탕이 들깨삼계탕 단일메뉴 하나로 소문난 맛집으로서 자리매김한 데에는 백 회장의 고집스런 철학을 바탕으로 했기에 가능했다. 백 회장은 살아생전, "속이지 말라, 좋은 재료로 정성껏 음식을 만들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알아주기 마련이다" 라며 늘 '정직'을 강조했다. 또한 어려웠던 과거를 떠올리며 배움에 뜻이 있어도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안타까워하여 '베품'을 실천하고자 장학재단 설립을 꿈꾸곤 했었다고 한다.
現 백운기 대표 또한 이러한 백 회장의 이념을 물려받아 여러 재단을 통해 수익금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등 사회적 책임에 매진하며 장학재단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백 대표는 '소소한 나눔일 뿐' 이라며 겸허한 태도를 보였으며 "앞으로도 건강한 식재료와 변하지 않는 정직한 음식으로 보답하겠다" 라고 전했다.
원조호수삼계탕은 신길동 본점(02-848-2440)과 분점(02-831-4111) 외에 도곡동 직영점(02-573-2440)에서도 만나볼 수 있으며 주차공간을 갖추고 있어 차량 소지 시에도 용이하다.
글로벌경제팀 johyungmi@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