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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타석 연속출루 홈런공이 정훈에게 돌아온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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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것 같은 기분이다."

롯데 자이언츠 정 훈의 방망이가 불이 붙었다. 두산 베어스와의 잠실 3연전에서 영양가 만점의 활약을 펼쳤다. 지난달 30일 경기에서 6회와 8회 2안타를 때린 그는 31일에는 7차례 타석에 들어가 볼넷 1개와 안타 6개를 쳤다. 9타석 연속 출루를 했다. 그리고 1일 1회 볼넷, 2회 볼넷, 3회 좌측 2루타에 5회초 좌월 2점 홈런까지 쏘아올리며 13타석 연속 출루를 기록했다. 역대 연속 타석 출루 타이 기록.

7회초 신기록을 기대했으나 아쉽게도 중견수 플라이 아웃. 두산 투수 정재훈의 공이 몸에 바짝 붙어 사구로 연속출루 신기록을 세울뻔했지만 피했고, 이어 중견수 플라이가 나왔다.

정 훈은 "7회초 타석에 들어섰을 때 (두산 포수인)양의지가 이번에 나가면 신기록이라고 말해줘 그때부터 의식하기 시작했다"며 "신기록을 의식해서인지 공이 작게보였다. 못 이겨낸 것 같다"고 했다.

13타석 연속 출루의 기쁨 속엔 마수걸이 홈런도 있었다. 5회초 2사 2루 풀카운트에서 두산 선발 노경은의 138㎞의 포크볼을 때려 좌월 2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그리고 이 홈런볼은 롯데 구단이 확보해 정 훈에게 전해줬다. 구단이 홈런볼을 주운 팬에게 사인볼을 주고 다음 서울 경기 때 정 훈과 사진촬영을 하는 조건으로 공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직구를 생각하고 타석에 섰는데 변화구가 왔다. 사실 어떻게 쳤는지 모르겠다. 서울와서 컨디션이 좋아졌는지 좋은 타구가 많이 나왔다"며 웃었다.

"주자를 생각하지 않고 주자가 없다는 마음으로 타석에 임하는게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같다"는 정 훈은 "타석에서 스탠스를 줄이려고 했던 것도 좋은 기록을 나오게 한 것 같다"고 했다.

정 훈은 마산 용마고를 졸업하고 2006년 신고선수로 현대에 입단했지만 곧바로 방출됐다. 현역으로 군대 복무를 마친 그는 양덕초등학교에서 코치생활을 했다. 그러다 은사인 용마고 박동수 감독의 권유로 2009년 신고선수로 롯데에 입단했다. 2010년 로이스터 당시 롯데 감독의 눈에 띄어 1군에서 29경기를 뛰기도 했다. 2군생활이 더 많았으나 지난해 타율 2할5푼8리 5홈런 37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주더니 올해는 잠재력을 터뜨렸다. 주로 1번 타자로 출전해 타율 3할2푼9리에 27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