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의 왼발 윙어' 안용우(23)가 태극마크를 달고 뛴 첫경기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1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 개장 기념 테스트이벤트로 펼쳐진 한국과 쿠웨이트의 평가전, 한국은 전반 20분 김승대의 선제골, 장현수의 페널티킥 결승골에 힘입어 2대1로 승리했다.
K-리그 11경기에서 2골2도움을 기록한 안용우와 '득점왕' 김승대(포항)는 큰무대에서도 한결같이 빛났다. 올시즌 강력한 영플레이어상 후보로 꼽히고 있는 두 선수가 쿠웨이트전에서 짜릿한 첫골을 합작했다. 전반 20분 안용우가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올려준 왼발 크로스를 윤일록이 가슴팍으로 툭 밀어주자 문전에서 김승대가 기다렸다는 듯 왼발 슈팅을 날렸다. K-리그 명품 영건들이 빚어낸 완벽한 골이었다.
경기 직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안용우는 특유의 어눌한 경상도 사투리로 취재진의 질문에 느리게 답했다. 신인의 모습 그대로였다. "준비가 완벽했다고는 볼 수 없지만, 이틀정도 서로의 장단점을 파악하며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안용우의 왼발 크로스는 전반 내내 가장 위협적인 공격 옵션이었다. 오른쪽에 선 안용우는 왼쪽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윤일록과 환상적인 호흡을 선보였다. "윤일록 선수의 위치 선정이 좋았다"며 한사코 동료에게 공을 돌렸다. 어눌하고 순수한 모습에 취재진들이 미소지었다. 안용우 역시 "많은 관심이 얼떨떨하긴 하지만, 프로선수로서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안용우는 지난해 U-리그 영남1권역에서 동의대의 2년 연속 무패우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U-리그 18경기에서 5골14도움을 기록했다. 택배 크로스에 이은 도움 능력은 동급 최강이다. 동의대 시절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안용우는 사실 철저히 저평가된 선수다. 단 한번도 연령별 대표팀에 발탁된 적이 없다. '매의 눈' 하석주 전남 감독이 진가를 알아봤다. 이광종 감독 역시 눈독을 들였다. 쿠웨이트전 데뷔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레전드' 김병지가 영플레이어상에 도전해보라고 격려할 만큼 날선 왼발킥과 축구지능을 갖췄다. 파주NFC는 난생 처음이다. "처음 와봤는데, 여기가 NFC구나 했다. 밥이 맛있다던데 아직 조식밖에 못먹어봤다"며 해맑게 웃었다. 안용우 옆에 선 '광양루니'이종호가 말했다. "용우형이 첫경기에서 정말 잘해줬다. 오늘 몸상태가 별로 좋지 않다고 했었는데… 컨디션이 더 좋았다면 더 잘했을 것이다." 인천=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