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분당에서 고급식당과 유흥주류점 등 요식사업으로 십수년간 잔뼈가 굵은 임경희 사장(50). 평범한 주부 창업자로 한때 연간 20억 이상 대박 매출을 터트린 큰손이다.
그녀가 이번에는 불황속에서도 홀로 호황을 누리는 이색 프랜차이즈로 대박을 꿈꾸고 있다. '소나기'라는 실내포장 마차로, '소주가 나를 기다린다'의 이니셜 상호다. 쉽고 명쾌한 어감으로 다가오는 친숙한 단어이면서도 술꾼들의 호기심을 은근히 자극하는 명칭이다. 물론 작명도 임사장이 직접 했다.
임 사장은 현재 운영중인 분당 미금점과 광주 오포점 외에 성남과 서울 신림동 등에 직영 3~4호점을 동시 오픈을 준비중이다. 또 올 안에 수도권에만 10개 안팎의 매장을 추가할 계획이다.
"소나기의 최대 매력은 적은 자본으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 초기 투자가 적으니 그만큼 위험부담도 줄어들고요. 장소와 위치에 따라 5천만원에서 1억원 사이면 매장을 낼 수 있습니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임사장이 주안점을 둔 첫 번째는 바로 임대료. 자영업자들이라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숙제가 수익 대비 적정한 임대료의 방정식이다.
"목 좋은 곳에 창업하면 유동인구가 많아 좋지만 임대료가 턱없이 비쌉니다. 비싼 임대료를 내면서 수익을 맞추려면 가격대가 올라가고 좋은 식재료를 넉넉하게 쓰기 힘들죠. 결국 악순환이 반복되고 손님이 줄 수 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비싼 곳 대신 저렴한 매장을 찾는 것이 원칙이다. 대신 맛과 저렴한 가격으로 손님들을 유인하는 전략을 썼다. "소나기의 강점은 위치가 다소 후미진 곳이라도 일단 소문이 나면 다시 찾아오게 하는 흡인력입니다. 안주가 저렴한데도 불구하고 맛이 입증되면 위치는 두 번째 문제라는 것이죠."
두번째로 신선한 재료를 24시간 이내 직송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임사장은 개업초기부터 거제도와 통영에서 현지 지인들과 연계해 신선한 해물을 저렴하게 공수하고 있다. 똑같은 재료라도 신선도에 따라 맛이 크게 좌우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넉넉한 양과 저렴한 가격대다. 메뉴의 90% 이상이 1만원대(1만원~2만원)에 묶여있다. "단지 가격이 싸기만 해서는 매력이 없죠. 어떤 메뉴든 '맛있다'는 기본 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에 한번 다녀간 분들은 꼭 다시 찾는 편입니다."
광주 신현리에 있는 2호 오포점의 경우 하루 매출이 200만원을 찍을 정도로 손님이 많다. 저렴한 임대료를 감안하면 말그대로 대박이 난 셈이다. "세월호와 맞물린 불황임에도 이 곳 매출은 지난 4월과 5월 내내 150만원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어요."
임사장이 밝힌 자랑거리는 무엇보다 소자본 창업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확실한 아이템이라는 점이다. 그녀는 미금점과 오포점을 직접 운영하면서 이를 입증했다. "큰 부담없이 맛깔난 안주에 소주 한잔 할 수 있다면 우선 마음부터 편하죠."
'소나기'는 상표등록 등을 마쳤지만 아직 프랜차이즈 모집을 정식으로 오픈하지 않은 상태다. 그런데도 지인들을 중심으로 분점 개설 요청이 많아 고민중이다.
"일단은 3~4호점까지 직영 오픈한 뒤 확실한 수익이 보장되는 선에서 분점을 개설해줄 생각입니다. 그리고 반응을 봐가면서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확대해갈까 계획중이고요."
기존 두곳의 직영점과 조만간 새로 오픈할 직영점까지 직접 뛰어다니며 사업수완을 발휘하고 있는 임사장의 발길이 더 바빠지고 있다. 문의 (031) 713-9333강일홍 기자 ee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