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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발 마운드, ‘이닝 이터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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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끝내기 승리로 연패에서 벗어났습니다. 어제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삼성과의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9회말에 터진 정의윤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5:4로 역전승했습니다. LG는 2연패에서 탈출하며 삼성의 12연승을 저지했습니다.

LG 선발 우규민은 4회초까지 완벽한 투구를 이어갔습니다. 정교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6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한 명의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5회초 선두 타자 최형우에게 안타로 첫 출루를 허용한 것이 빌미가 되어 2사 후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이지영에 적시타를 얻어맞아 3:1로 쫓기게 되었습니다.

6회초에도 선두 타자 승부에 실패했습니다. 선두 타자 나바로에 안타를 허용해 위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어 박한이와 채태인에 연속 안타를 내줘 3:2로 추격당한 가운데 무사 1, 2루에서 역전 주자를 남겨두고 강판되었습니다. 우규민은 6회초 하나의 아웃 카운트도 잡아내지 못해 5이닝 소화에 그쳤습니다. 경기 초반의 압도적인 투구에 비하면 소화한 이닝은 많지 않았습니다.

지난 주말 SK와의 3연전에서도 LG 선발진의 이닝 소화 능력은 불만스러웠습니다. 3연전 첫 날인 5월 23일 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제국은 5이닝 6피안타 3볼넷 6실점으로 부진했습니다. 6개의 피안타는 모두 2루타 이상의 장타였습니다. LG 타선이 1회초와 2회초 도합 7득점해 뒷받침한 가운데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한 류제국을 위해 양상문 감독이 배려했기 망정이지 일반적인 경기였다면 류제국은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조기 강판되었을 것입니다.

5월 24일 경기에서는 임정우가 선발 등판해 역시 5이닝을 소화했습니다. 5선발로서 5이닝을 소화한 것은 결코 나쁜 결과는 아닙니다. 하지만 2:2로 맞선 6회말 시작과 동시에 선두 타자 스캇에 솔로 홈런을 허용해 리드를 빼앗긴 뒤 강판되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임정우는 패전 투수가 되었습니다.

3연전 마지막 경기인 5월 25일 경기에서는 외국인 투수 티포드가 선발 등판했습니다. 그러나 6피안타 7볼넷 7실점으로 3.1이닝 만에 조기 강판되었습니다. 양상문 감독이 투구 수 100개가 될 때까지 인내심을 발휘했지만 보다 이른 시점에서 강판되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투구 내용이 부진했습니다. 7개의 볼넷이 말해주듯 티포드는 주심의 스트라이크 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제구가 크게 흔들렸습니다.

LG가 지난해 정규 시즌 2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로는 외국인 투수 리즈의 압도적인 이닝 소화 능력을 꼽을 수 있습니다. 리즈는 무려 202.2이닝으로 9개 구단 투수 중 최다 이닝을 소화하면서 불펜 투수들의 부담을 줄였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 LG 선발 마운드에는 이닝 이터가 보이지 않습니다. 1선발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한 류제국은 거의 매 경기 '마의 1회'가 반복되면서 1회부터 투구 수가 늘어나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4월에 합류한 티포드도 기대를 모았지만 상대 타자를 쉽게 잡아내지 못해 매 이닝 투구 수가 불어나 이닝 소화 능력이 떨어집니다.

5월말이 되면서 기온이 치솟고 있습니다. 곧 한여름 무더위에 접어들 전망입니다. 선발 투수들이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면 불펜에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LG 선발진에 이닝 이터의 출현이 절실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