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최고의 피칭이었다. 하지만 승리와는 인연이 없었다. 마이너리거 윤석민(28)이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산하 트리플A 노포크 타이즈에서 선발 수업을 받고 있는 윤석민은 27일(한국시각) 버지니아주 노포크 하버파크에서 열린 르하이밸리 아이언피그스(필라델피아 산하) 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4안타(1홈런) 1볼넷 6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미국 진출 후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 및 최다 탈삼진 기록을 전부 달성한 의미있는 경기였다. 그러나 3-3으로 맞선 8회에 교체되는 바람에 승리는 거두지 못했다.
윤석민은 이날 최고 91마일(시속 146㎞)의 패스트볼을 기록하는 등 좋은 컨디션을 보였다. 1회초에는 안타와 볼넷을 허용했지만, 실점하지 않았다. 특히 1회 2사부터 5회 2사까지 12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하는 기염을 토했다. 2~4회는 완벽에 가까운 윤석민의 페이스였다. 윤석민이 호투하자 타선도 힘을 내면서 3점을 뽑았다. 윤석민의 2승째 달성이 눈앞에 다가온 듯 했다.
하지만, 마지막 한 고비를 넘지 못했다. 5회 2사후 윤석민은 카스트로에게 우전안타를 맞은 뒤 후속 블랑코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다. 이어 2사 1, 2루에서 로니 세데뇨에게 동점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고 말았다.
다행히 윤석민은 더 이상의 실점은 허용하지 않았다. 5회에 동점을 내줬으나 6회를 삼자범퇴 처리하며 건재함을 과시한 윤석민은 7회 역시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7회까지 윤석민이 던진 공은 불과 88개였다. 이 중 61개를 스트라이크로 던지는 등 공격적인 투구를 펼쳤다. 노포크가 앞서나갔다면 완투도 가능한 페이스였다. 비록 승리를 거두진 못했으나 윤석민은 이날 의미있는 호투로 평균자책점을 종전 6.75에서 6.32로 낮추면서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한편, 팀은 4대5로 졌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