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양상문 감독은 2004~2005년 롯데 사령탑 시절 투수 교체에 관해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투수 출신인 양 감독은 섬세한 스타일인데다 당시 초보 감독으로서 무리한 교체를 가급적 피하는 기조를 유지했다. 나름대로 투수 교체 시점을 잡는 부분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양 감독은 이후 LG, 롯데 코치, TV 해설위원 등을 거쳐 지난 12일 전격적으로 LG 지휘봉을 잡았다. 사령탑으로는 9년만의 컴백. 지금 양 감독의 마운드 운용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양 감독은 23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감으로 투수를 교체하는 일은 되도록이면 하지 않으려 한다. 확실한 시스템을 구축해서 마운드를 운용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양 감독은 2000년대 초반 LG 투수 코치 시절에도 시스템에 의한 마운드 운용을 강조했었다.
양 감독은 "불펜투수들의 경우, 두 번 몸 푸는 일은 없게 하고 싶다. 우리가 이기고 있을 때와 지고 있을 때 상황을 미리 정해놓고 투수들을 준비시킬 것이다.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면서 "감으로 투수를 교체해서 성공하면 좋지만, 실패하면 투수 개인이나 팀 전체에 혼돈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는 LG에서 확실한 색깔이 드러나지는 않고 있다. 양 감독은 부임 이후 전날까지 6경기를 치렀다. 롯데, KIA와 각각 3연전을 치르며 4승2패를 기록했다. 이 기간 LG는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했다. 지난 15일 잠실 롯데전과 20일 광주 KIA전에서 각각 9실점, 10실점하며 패한 것을 감안하면 투수 교체가 안정적으로 이뤄진 편이다. 그러나 20일 경기의 경우 7회초 3점을 뽑아 7-6으로 전세를 뒤집었지만, 7~8회말 불펜진이 난조를 보이는 바람에 다시 역전을 당해 패하고 말았다.
여전히 불펜진이 불안하다는 점이 양 감독의 걱정인데,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