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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타석 홈런 이승엽, 누가 그의 시대가 갔다고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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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의 이승엽(38)은 야구 선수 인생에서 2013년을 잊지 못한다. 국내 복귀 2년 만에 실망스런 개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타율 2할5푼3리, 13홈런, 69타점. 그리고 무엇보다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 중심타자로서 해결사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본 야구팬들은 이승엽의 시대는 이제 저무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시간의 흐름을 되돌렸다. 2014시즌에 강한 6번 타자로 돌아왔다.

이승엽이 시즌 5~6호 홈런포를 연달아 터트렸다. 연타석 홈런. 21일 포항 롯데전, 1-3으로 뒤진 4회말 우월 솔로 홈런을 쳤다. 롯데 선발 장원준의 슬라이더를 당겼다.

5회말에는 장원준의 몸쪽 커브를 잡아당겨 스리런 홈런을 만들었다. 삼성이 6-4로 경기를 뒤집었다. 영양가 만점짜리였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이승엽을 살리고 싶었다. 고민 끝에 이승엽의 부담을 줄여주었다. 그래서 6번 타순에 이승엽을 넣었다. 그러면서 6번 타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6번 타자가 강해야 팀 타선이 강해진다는 것. 류 감독은 예전부터 "1,2번을 테이블 세터라하고, 3,4,5번을 중심타선, 7,8,9번은 하위타선이라고 한다. 6번 타자는 어디에도 들어가지 않는 타자다"며 "중심타자들이 치면서 계속되는 찬스를 6번타자가 어느 정도 해결해줘야 그 팀의 타선이 강해진다"고 했다.

이승엽은 삼성의 강한 타선을 받쳐주고 있다. 채태인-최형우-박석민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 뒤에서 자기 역할을 묵묵히 해주고 있다.

연타석 홈런은 그의 물오른 타격감을 그대로 보여준 결과물이다. 이승엽의 시즌 타율은 3할을 넘겼다. 25타점. 최근 4경기 연속 멀티 히트 행진이다.

이승엽은 동계훈련을 통해 스윙의 궤적을 간결하게 줄였다. 과거 처럼 큰 스윙으로는 실패가 불을 보듯 뻔했다. 스윙의 크기를 줄이는 대신 배트 스피드를 빨리 가져갔다. 큰 타구 보다 팀 승리에 도움을 주는 안타 생산에 주력했다.

그런 이승엽의 방망이는 포항구장에서 절정에 도달했다. 20일 포항 롯데전에서 2안타를 쳤다. 그리고 21일 홈런 2방으로 4타점을 쓸어담았다. 연타석 홈런은 개인 통산 20번째다. 지난 2003년 6월 22일 대구 SK전 이후 처음이다.

이승엽은 포항구장과 좋은 인연을 이어갔다. 그는 포항구장에서만 20일 현재 34타수 14안타(타율 4할1푼2리), 2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포항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에서 홈런킹에 오르기도 했었다.

삼성이 7대5로 역전승, 7연승으로 단독 선두를 지켰다.

포항=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