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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장' 이근호, '진짜 사나이' 샘 해밍턴과 거수 경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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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3일의 짧은 휴가를 마치고 21일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센터)에서 재개된 홍명보호의 소집 훈련. 첫 공식 일정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프로필 사진을 찍는 '포토 데이'였다.

윤석영(QPR)을 제외한 22명의 태극전사와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차례대로 카메라 앞에 섰다.

화제는 단연 이근호(상주)였다. 웃음기없이 무미건조하게 진행되던 포토데이에서 이근호가 등장했고,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차렷 자세와 팔짱 자세, 화이팅 자세 등 정해진 촬영 코스를 모두 소화했다. 그러나 군인신분인 그에게는 한 가지 더 특별한 포즈가 필요했다. 거수 경레 포즈였다.

옆에서 촬영을 지켜보던 이청용(볼턴) 손흥민(레버쿠젠) 기성용(선덜랜드) 등 동료들의 웃음보가 터졌다. 이를 지켜보인 '외부인'이 한 명 더 있었다. 방송인이자 초중고리그 홍보대사인 샘 해밍턴이었다.

이날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월드컵'이 그려진 케이크를 들고 파주NFC를 찾은 샘 해밍턴은 홍 감독과 선수들에게 케이크를 전달하며 브라질월드컵에서의 선전을 기원했다. 이어진 기념 촬영 시간, 병영 체험 예능 '진짜 사나이'에 출연하고 있는 샘 해밍턴이 손흥민에게 말을 건넸다. "군대 다녀왔어요?". 손흥민이 웃으며 답했다. "저 아직 안갔어요." 그 때, 이근호가 사진을 찍기 위해 대열에 합류했다.

이근호가 군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던 샘 해밍턴이 그를 반기며 말을 걸었다. "(저한테) 경례 안해요?." 이근호는 당당했다. "저 병장입니다." 당황한 샘 해밍턴이 먼저 거수 경례를 건넸다. 이근호가 거수 경례를 받자, 그제서야 샘 해밍턴이 경례 자세를 풀었다.

포토데이가 끝난 뒤 샘 해밍턴이 취재진 앞에 섰다. "난 상병인데 병장이니 내가 먼저 경례하는게 당연하다." 샘 해밍턴이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포토데이 때 이근호 선수가 거수 경례를 하는 걸 봤다. 팔의 각이 살아있더라. '진짜' 군인은 다르더라." 샘 해밍턴은 브라질월드컵에 나서는 홍명보호를 위해 응원의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대표팀이 부상 없이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16강에 올라갈 것이라고 믿는다." 반면 고국인 호주에 대해서는 "죽음의 조라 16강은 불가능할 것 같다"며 웃음을 보였다.

이어 샘 해밍턴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길거리 응원에 동참했고, 3~4위 터키전을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직접 관전했다"고 전했다. 이번 월드컵 역시 한국을 응원하며 즐길 생각이다. 그는 "친구들과 이태원에 모여서 TV로 경기를 볼지, 아니면 브라질에 갈지 결정을 못했다. 다행히 월드컵 기간 동안 부대 입대 일정이 없다. 잘하면 브라질에도 갈 수 있을 것 같다"며 "한국이 얼마나 열정이 있는 팀인지 전 세계에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파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