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살인사건'
대구 중년 부부 피살 사건 용의자가 검거됐다.
20일 오전 대구 달서구 한 아파트 4층에서 권모(53)씨 부부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이보다 10분 앞서 권 씨의 딸(20·대학생)이 아파트 화단에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후송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아파트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딸 권 씨의 대학교 동아리 선배 장모(24·중퇴) 씨가 이날 오전 9시 18분께 피가 묻은 헝겊으로 손을 감싼 채 밖으로 빠져나오는 모습을 확인했다.
이에 경찰은 이날 오후 1시께 경북 경산 시내 자신의 방에 만취 상태로 숨어있던 장 씨를 붙잡았다.
경찰 조사결과 장 씨와 피해 여성 권 씨는 2개월간 연인 사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장 씨는 술을 마시고 권 씨를 때리는 일이 잦았고, 이에 권 씨 부모는 장 씨 부모를 찾아가 "아들과 우리 딸이 만나지 못하게 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여자친구 권 씨와 헤어진 장 씨는 앙심을 품고 지난 19일 권 씨가 사는 아파트를 찾아가 배관수리공 행세를 하며 권 씨 집 안으로 들어갔다. 장 씨는 5분가량 내부를 둘러본 후 밖으로 나온 뒤 오후 6시 20분께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갔다.
경찰은 이 시각에 장씨가 미리 준비한 흉기로 화장실과 현관 등에서 옛 여자친구 부모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장 씨는 범행 직후 아파트에 머물며 술을 마시고 전 여자친구 권 씨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20일 오전 0시 30분께 집으로 돌아온 권 씨는 부모가 무참히 살해된 현장에서 8시간가량 감금됐다가 오전 9시께 탈출을 위해 아파트 4층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오른쪽 골반 등을 다쳤다.
검거 직후 범행 사실을 모두 시인한 장 씨는 이날 오후 3시께 오른쪽 허벅지 부근에 핏자국이 남아있는 흰색 반바지를 입고 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다. 장 씨는 살해 동기를 묻자 "죄송하다", "기억나지 않는다"는 대답만 되풀이했다.
경찰은 "범인은 집안에 다른 사람이 있는지 한차례 살펴본 후 계획적으로 전 여자친구 부모를 살해했다"며 "피해 여성 부모는 배관수리공이라는 말에 의심 없이 문을 열어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장 씨를 상대로 더욱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많은 네티즌들은 "대구살인사건, 딸은 어떻게 살아가나", "대구살인사건, 기억 안난다는 말이 더 괘씸하다", "대구살인사건, 정신병 있는 거 아닌가", "대구살인사건, 저런 짓을 하는 놈인 걸 부모님은 알아본 거지", "대구살인사건, 대체 신은 이런 사람 안 잡아가고 뭐하는 건지"등의 반응을 보였다. <스포츠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