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볕도 소용 없었다.
굵은 땀이 뚝뚝 떨어졌다. 하지만 아랑곳 않고 뛰었다. 21일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재소집 첫 훈련을 앞둔 박주영(21·왓포드)의 모습이다. 박주영은 이날 오전 1시간 동안 러닝을 하면서 2박 3일 간의 휴식으로 굳었던 몸을 풀었다. 대표팀 훈련장과 다소 떨어진 다른 그라운드를 훈련장소로 택했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훈련에 집중하고자 하는 의중이 반영됐다.
가로 105m, 세로 68m의 그라운드 총 446m를 한 바퀴 도는 게 일반적인 선수 러닝이다. 하지만 박주영은 경기장 한 면을 더 건너 뛰면서 566m로 한 바퀴를 뛰었다. 쉼 없이 일정한 속도로 뛰는 거리를 합하면 1시간 가량 10㎞에 가까운 거리를 뛴 것이다. 박주영은 "영국에 있을 때는 자주 뛰진 않았다"면서 "오늘은 좀 많이 뛴 편"이라고 밝혔다.
A대표팀 선수들은 18일부터 20일 밤까지 2박 3일 간의 짧은 외박을 즐겼다. 그러나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하는 상황에서 외박은 잠깐의 쉼표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20일 오전과 오후에 파주NFC에 다시 모였다. 박주영도 그 중 한 명이었다.
박주영의 러닝은 다른 선수들도 깨웠다. 박주영에 이어 이범영(부산)과 정성룡(수원) 황석호(히로시마) 김보경(카디프시티)이 차례로 그라운드로 나와 가볍게 몸을 풀었다. 이범영은 "전날 오후 선수들끼리 개인 훈련으로 몸을 풀었다"고 소개했다.
홍명보호는 이날 훈련을 시작으로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갖는 튀니지전을 거쳐 30일 전지훈련지인 미국 마이애미로 출발하기 전까지 10일간의 싸움에 돌입한다. 지난 12일 소집 당시 파주에 모인 선수는 9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21일 훈련에선 윤석영(퀸스파크레인저스)을 제외한 22명의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앞선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던 일본, 중국 리그 선수들이 귀국했다. 선수 숫자가 늘어남에 따라 홍 감독이 본선 로드맵을 펼칠 수 있게 됐다. 홍 감독은 본선 대비 전술 훈련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파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