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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병규, ‘멀티히트’에도 아쉬웠던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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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역전패했습니다. 올 시즌 광주 원정 첫 번째 경기에서 KIA에 10:7로 패배했습니다. 양 팀 합쳐 홈런 5개와 19안타를 주고받는 난타전이었습니다.

LG 이병규는 3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습니다. 1회초 2사 후 중전 안타로 팀의 첫 안타를 치며 지난 주 롯데와의 3연전에서 기록한 12타수 무안타의 부진에서 벗어났습니다. 7회초에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나와 우중간 2루타로 3득점 및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이병규는 5타수 2안타로 5월 6일 잠실 한화전 이래 2주 만에 멀티 히트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이병규는 멀티 히트에도 불구하고 웃을 수 없었습니다. 단지 팀이 패배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결정적인 기회에서 침묵했기 때문입니다.

1:0으로 LG가 뒤진 3회초 무사 만루의 절호의 기회가 이병규에게 왔습니다. 하지만 포수 파울 플라이로 돌아섰습니다. 초구 파울에 이어 2구만이었습니다. KIA 선발 김진우가 그에 앞서 3명의 타자를 상대로 13개의 공을 던지며 스트라이크를 단 한 개만 넣을 정도로 제구가 흔들렸음을 감안하면 이병규의 적극적인 타격은 성급한 감이 있었습니다.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한 투수가 다음 타자를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을 것이라는 노림수로 나섰지만 콘택트 능력은 국내 최고인 이병규라면 천천히 승부를 하며 김진우를 압박했더라면 어땠을까 싶었습니다.

안타 없이도 득점할 수 있는 무사 혹은 1사 3루 기회에서 첫 번째 타자가 타점을 얻지 못할 경우 후속 타자의 부담은 가중되기 마련입니다. 이병규에 이은 조쉬 벨은 내야 땅볼로 1타점을 얻는 데 그쳤고 이진영의 삼진으로 이닝이 종료되었습니다. 중심 타선에 걸린 무사 만루 기회에서 LG는 1:1 동점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역전을 통해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기회를 놓쳤습니다.

6회초 이병규는 선두 타자로 나와 초구를 공략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습니다. 그에 앞선 5회말 LG 투수진이 만루 홈런을 포함 5실점해 6:1로 벌어진 직후였습니다. KIA 선발 김진우가 한계 투구 수에 가까워지고 있었으며 KIA의 불펜이 강력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병규는 김진우의 투구 수를 늘리겠다는 자세로 임하는 것이 경기 흐름을 읽어내는 최고참의 자세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7회말 2실점으로 8:7로 LG가 역전당한 뒤 8회초 2사 2루의 동점 기회가 이병규에게 걸렸습니다. 하지만 KIA 마무리 어센시오의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되어 마지막 기회를 살리지 못했습니다. 8회말 유원상이 2개의 솔로 홈런을 허용해 10:7로 벌어져 LG는 완전히 주저앉았습니다. 이병규는 멀티 히트를 기록했지만 타점은 없었습니다.

지난 시즌 이병규는 찬란히 빛났습니다. 0.348로 타격왕에 오른 것도 훌륭했지만 득점권 타율도 0.426으로 9개 구단 유일의 득점권 타율 4할 타자였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 이병규의 타율은 0.252로 저조한데 득점권 타율은 0.222로 더욱 저조합니다.

만 40세 이병규에 대한 기대치는 여전히 높습니다. 팀의 정신적 지주인 그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LG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병규에게 기대하는 이유는 그가 바로 이병규이기 때문입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