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데이가 왔다.
2박3일 간의 짧은 휴가를 마친 홍명보호가 다시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향해 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21일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재소집 후 첫 훈련에 나선다. 이날 훈련을 시작으로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갖는 튀니지전을 거쳐 30일 전지훈련지인 미국 마이애미로 출발하기 전까지 10일간의 싸움에 돌입한다.
홍 감독은 21일을 본선 준비의 D-데이로 꼽아왔다. 지난 12일 소집 당시 파주에 모인 선수는 9명에 불과했다. 상황이 달라졌다. 21일 훈련에선 윤석영(퀸스파크레인저스)을 제외한 22명의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앞선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던 일본, 중국 리그 선수들이 귀국했다. 소속팀에서 발목 부상을 치료 중이던 김진수(니가타)는 21일 오전 선수단에 합류한다. 선수 숫자가 늘어남에 따라 홍 감독이 본선 로드맵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초점은 전술이다. 앞선 훈련은 사전정지 작업이었다. 상이한 환경에서 뛰어온 선수들의 컨디션 수준을 맞추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이제부턴 모든 선수들이 동일한 관점에서 각 포지션 별로 시험대에 오른다. 축구 골프 같은 레크리에이션 훈련은 더 이상 없다.
홍 감독은 선수단 소집에 앞서 안톤 두샤트니에 코치, 채봉주 비디오 분석관의 도움을 받아 H조에서 만날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의 전력을 철저하게 분석했다. 이들을 상대할 방정식이 그라운드에 펼쳐질 전망이다. 기본적인 전술의 틀 속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이나 패스 연결 등 약속된 플레이 다지기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세트플레이 키커와 수행방식도 공개된다. 초점이 맞춰졌던 홍명보호의 '캡틴'도 베일을 벗는다.
변수와의 싸움도 시작된다. 박주영(왓포드)은 연습경기까지 소화할 정도로 회복됐다. 그러나 김진수 기성용(선덜랜드) 박종우(광저우 부리)는 여전히 부상에서 회복 중이다. 휴가에 앞서 근육 통증을 호소했던 손흥민(레버쿠젠)도 아직 정상이 아니다. 부상자들의 부상 회복 속도는 홍 감독의 색깔 입히기 속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 본격적인 훈련 속에 나올 수 있는 부상자 문제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최종엔트리 제출 마감시한은 6월 2일이다. 이때까지는 23명 외에 선발한 7명의 예비엔트리를 활용해 자유롭게 구성을 변경할 수 있다. 6월2일 이 후에도 부상 등 부득이한 상황이 발생될 시 러시아와 1차전이 열릴 6월 18일의 24시간전까지 엔트리를 바꿀 수 있다. 선수 교체로 당장의 공백은 메울 수 있지만, 전술적 타격은 불가피 하다. 전술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홍 감독이 "앞으로 어떤 상황이 벌어질 지 모른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이유다.
휴식은 끝났다. 이제부터는 생존경쟁이다. 다시 모이는 홍명보호에 모든 이들의 눈이 쏠리고 있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