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맞는 게 나은데…. 공격적으로 하도록 주문은 했다."
SK 이만수 감독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7연패의 수렁에서 탈출하나 싶었지만, 다시 2연패에 빠졌다. 21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전날 경기를 복기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전날 선발투수 채병용은 5⅓이닝 동안 111개의 공을 던졌다. 5회까지 90개의 공을 던진 채병용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이호준에게 3점홈런을 맞는 등 4실점했다. 5회까지 1-1로 팽팽했던 경기이기에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채병용을 비롯해 최근 SK 선발진은 6회가 힘겹다. 6회 고비를 넘지 못하고 강판되는 일이 많다. 이 감독은 이에 대해 "어제 상대 선발인 에릭처럼 해야 한다. 난 완투를 하는 줄 알았다. 그렇게 공격적으로 가야 한다"며 "우리 투수들은 너무 어렵게 가고 있다. 너무 안 맞으려고 하다 보니 5회까지 투구수가 95~100개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구수가 많아지면, 잘 치던 우리 팀 타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수비가 길어지면 타격도 문제가 생긴다. 연쇄현상으로 수비 때 에러까지 나온다"고 덧붙였다.
유리한 카운트에서 유인구로 변화구를 던지는 등 소극적인 승부가 아쉽다는 것이었다. 이 감독은 "옛날처럼 투수들이 제구가 좋은 것도 아니고, 그럴 땐 차라리 맞는 게 낫다"며 아쉬워했다.
이 감독은 완투하는 투수가 없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밝혔다. SK는 올시즌 완투를 한 투수가 한 명도 없다. 완투하는 투수가 나온다면, 해당 경기 앞뒤로 불펜 운용에 숨통이 트이게 된다. 그는 "선발투수 중에 중간에 한 번씩 완투를 해줘야 하는데 그게 없어서 아쉽다. 분업화가 됐다고 하더라도 완투를 생각하고 던져주는 투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는 시즌 초반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20일 현재 7위까지 추락했다.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선발투수들의 변화가 절실해 보인다. 이 감독은 "조웅천 코치에게 공격적으로 하도록 주문했다"며 입맛을 다셨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