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멀었다. 할 수 있을 때 해놔야 한다."
NC 다이노스가 22일 창원 SK전을 끝으로 4일간 휴식에 들어간다. 신생팀으로 개막 2연전 주간에 경기가 없던 NC는 이후 45연전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 기간 우천취소는 단 1경기(4월 17일 부산 롯데전)에 불과했다. 휴식 없이 전체 일정의 3분의 1을 넘게 소화한 것이다.
고난의 일정이었지만, NC는 기대 이상을 잘 버텼다. 오히려 타이트한 일정 속에 좋은 성적을 냈다. 20일 현재 25승17패, 승률 5할9푼5리로 3위에 올라있다. 1위 삼성과 승차는 1경기에 불과하다.
시즌 첫 휴식이다. NC 선수단은 뭘 하며 시간을 보낼까. 김경문 감독은 "매일 평소처럼 훈련한다"고 선언했다. 아직은 쉴 때가 아니란 것이다. 김 감독은 "쉰다고 좋은 게 아니더라. 오히려 컨디션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특히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은 연습할 수 있을 때 많이 해놔야 컨디션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험이 있는 선수들은 괜찮다. 휴식에도 자기 컨디션을 유지하고, 안 좋은 경우 회복할 수 있다. 반면 풀타임을 치른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의 경우, 휴식이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좋았던 감이 떨어지고, 휴식 때 컨디션 회복을 못하고 허무하게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생긴다.
김 감독은 사전에 이를 예방하고자, 주말 3연전이 열리는 23일부터 25일까지 훈련을 해 평소 루틴을 유지하도록 했다. 그는 "어린 선수들은 본인들도 훈련을 안하면 불안한 모양이다. 마음 같아선 쉬게 해주고 싶은데…"라며 "잘 나갈 때도 한순간에 하락세로 갈 수 있다. 어렵게 가지 않으려 하는 것"이라고 했다.
주장 이호준 역시 이에 동의했다. 이호준은 "처음엔 '도대체 우린 언제 쉬나'란 생각도 했다. 하지만 금세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더라. 팀에 힘이 있을 때 최대한 승수를 쌓고 쭉 가자고 생각했다. 상승세 때 휴식이 오히려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앞으로 더워서 힘들어질 때 많이 쉴 수 있어 더 좋다"고 말했다.
이호준은 힘겨운 일정 속에서도 고군분투한 후배들의 자세를 높게 샀다.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먼저 나와 훈련하는 모습이 보인다는 것이다. 이호준은 "어린 선수들도 그렇고, 다들 일찍 나온다. 그날 안 맞으면 끝나고 실내연습장에서 혼자 훈련을 하고 간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연습하는 분위기가 정말 잘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선배인 내가 본받을 부분이 많다. 지금 팀이 잘 나가는데 얼마나 떨어지기 싫겠나. 나도 그렇다"며 "우리 선수들이 집중하고 개개인이 팀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버틸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