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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국적 선수, 언제쯤 한국야구 입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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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얼마전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요코하마 베이스타스가 각각 쿠바 국적의 강타자 프레데릭 세페다와 율리에스키 구리엘을 데려온데 이어 한신 타이거즈도 쿠바에 스카우트를 파견해 조만간 새 선수를 영입한다는 계획이다. 쿠바 국적의 선수가 계약금과 연봉을 정식으로 받고 일본에 진출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지난 2002~2005년 주니치 드래곤스의 오마르 리나레스도 쿠바 국적이었지만, 그는 양국의 우호 차원에서 임대 형식으로 뛴 선수다.

쿠바는 지난해 9월 연봉의 일부를 국가에 송금하는 조건으로 자국내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허락하기로 했다. 우수한 선수들이 망명을 통해 적성국인 미국에 몰리는 현상을 조금이라도 막아보겠다는 취지다. 정치-경제적 교류가 허용되지 않는 미국에서의 야구 활동이 쿠바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메이저리그에는 LA 다저스 야시엘 푸이그, 마이애미 말린스 호세 페르난데스, 신시내티 레즈 아롤디스 채프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요에니스 세스페데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호세 어브레유 등 수많은 쿠바 출신의 슈퍼스타들이 뛰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쿠바를 탈출해 제3국 망명 절차 등을 통해 미국 땅을 밟은 선수들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프로야구 구단들도 쿠바 선수들 영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쿠바 정부가 해외진출을 허용하고, 일본 구단들이 최근 쿠바 선수들을 영입하자 국내 구단들의 시선도 쿠바를 향하고 있다. 지난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후 쿠바 국적의 선수가 들어온 적은 없었다.

일단 쿠바 선수들을 데려오는데 있어 규정상 걸림돌은 없다.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해당 구단이 보증을 설 경우 쿠바 선수들에게 취업비자를 내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KBO 정금조 운영육성부장은 "쿠바와는 국교가 없는 상태지만, 한국 프로야구 구단으로부터 참가활동보수를 받고 뛰는데 법적인 문제는 없다.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문의한 결과, 해당 쿠바 선수가 국내에서 문제를 일으킬 경우 KBO와 구단이 책임을 진다는 내용의 서류를 제출하면 취업비자를 발급해 줄 수 있다고 알려왔다"고 설명했다.

아마야구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는 쿠바는 메이저리그에도 숱한 스타플레이어를 배출시킨 야구의 나라다. 미국, 도미니카공화국, 멕시코 등에 국한돼 있는 한국 프로야구의 외국인 선수 시장이 더욱 넓어질 수 있는 기회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쿠바 국적의 선수가 당장 국내 무대에 들어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쿠바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한국 야구에 큰 관심이 없다. 실력있는 선수들 대부분의 목표는 메이저리그 입성이다. 이번에 일본에 진출한 세페다와 구리엘은 해당 구단이 그동안 꾸준히 접촉을 통해 정성을 보인데다 특급 대우를 해 준 케이스다. 세페다의 연봉은 1억5000만엔(약 15억원)이다. 일본내 외국인 선수 첫 해 연봉으로는 A급 대우다.

또 국내 구단들도 쿠바 야구나 선수들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정리돼 있지 않다. 스카우트에 나서려면 실력을 파악하고 접촉을 해야하는데, 그에 관한 정보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쿠바에 들어가서 스카우트 활동은 할 수 있지만, 선수들의 에이전트를 만나고 신분을 파악하고 정확한 실력을 평가하는데 있어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일부 구단이 쿠바 국적 선수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지만, 에이전트가 누군지 파악해야 하고 즉시 전력감인지도 평가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2군에는 외국인 엔트리 제한이 없기 때문에 원한다면 자유롭게 쿠바 선수들을 데려갈 수 있다. 하지만 국내 프로야구는 외국인 선수 엔트리가 3명이다. 실력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기존 스카우트 지역에서 축적한 데이터 내의 미국 또는 다른 중남미 선수들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

모 구단 단장은 "우리 실정상 즉시 전력감을 데려와야 하는데, 실력 파악을 하고 신분이 어떤지부터 알아봐야 한다. 중간에 에이전트도 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보통을 통해 스크랩을 해놓는 정도다"라고 밝혔다. 결국 쿠바 선수 영입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사안이다. 각 구단이 '쿠바 야구'와의 교류 창구를 얼마나 빨리 정착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