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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화 좌절, 한심한 KBL, 대표팀 시스템은 언제 만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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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자격 요건 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귀화작업을 추진한 농구단체들. 한마디로 한심하다.

대한농구협회와 KBL, 그리고 WKBL은 인천 아시안게임을 대비, 귀화 작업을 추진했다. 남자는 애런 헤인즈, 여자는 앰버 해리스를 귀화시켜 대표팀 전력강화를 꾀했다.

하지만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결정한 인천 아시안게임 선수 자격 규정 50장에 따르면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뛰려면 해당 국가에 3년 이상 지속적으로 거주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헤인즈와 해리스는 이 자격요건을 채울 수가 없다.

아시안게임 만의 특수한 룰이긴 했다.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이나 올림픽에는 없는 규정이다. 하지만 귀화작업을 시작하기 직전, 기본적인 자격 요건조차 확인하지 않은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일단 헤인즈와 해리스는 귀화가 되더라도 인천 아시아게임에 출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KBL은 원래 귀화선수에 대해 의지가 별로 없었다. 차일피일 미루면서 행정의 난맥상을 드러냈다. 남자대표팀의 경우, 헤인즈의 귀화는 백짓장으로 돌아갔다.

사실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은 모두 중요하다. 농구의 부활을 위해 그렇다. 하지만 제대로 된 대표팀 시스템을 전혀 갖추지 못했다. 상황에 따른 '언발의 오줌누기식'의 미봉책만 난무한다. 한선교 총재가 지휘봉을 잡은 KBL의 난맥상이다. 귀화작업은 그 부작용의 대표적인 예다.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또 다른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도 높다. 제대로 된 비전조차 제시할 수 없는, 한마디로 무능력한 KBL 고위관계자들이다.

WKBL의 사정은 그나마 낫다. 해리스를 예정대로 귀화시키려 한다. 5년 정도 한국 국적을 보유할 계획이다. 아시안게임은 출전할 수 없지만,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와 2016년 올림픽 등 활용할 수 있는 대회가 많다. 신선우 WKBL 전무는 "2~3년 뒤 세대교체가 쉽지 않은 대표팀은 과도기가 될 수 있다. 이때 해리스가 유용한 자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아무런 대책없는 KBL. 실수를 인정하고 이후 대책에 대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WKBL. 정말 KBL은 미래가 있는걸까.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