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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불펜 강화없이는 4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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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몇 년째인가. 늘 같은 고민이 반복되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도 다양하게 기울였다. 하지만 결과는 여전히 제자리. 나아진 점이 없다. KIA 타이거즈의 최대 약점, 허약한 불펜진에 관한 이야기다.

올해에도 KIA는 불펜진 난조로 인해 고전하고 있다. 물론 현재 KIA의 문제점이 불펜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선발진의 편차, 주전들의 연쇄부상 등 다른 문제점도 있다. 그러나 올해 팀이 상위권으로 도약하는 데 가장 걸림돌은 역시 부실한 불펜에서 찾을 수 있다.

19일 기준으로 KIA는 16승21패(승률 0.432)를 기록하고 있다. 순위는 6위. 그러나 9위 한화 이글스에 겨우 3경기 앞선 반면, 똑같이 세 단계 떨어진 3위 NC 다이노스에는 무려 6경기로 뒤떨어져 있다. 이 격차가 더 벌어지면 올해도 4강 진출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원인이 바로 불펜의 난조다. KIA 불펜의 19일까지 평균자책점은 5.46이다. 평균자책점만 따지면 '최악'은 아닌 듯 하다. SK(6.05)나 롯데(5.66)보다는 조금 더 낫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여러가지 기록을 따져보면 '최악'이라는 평가를 해도 무방하다. 일단 9개 구단 중 가장 적은 구원승(3승)과 홀드수(7개)에 주목하자. 이는 결국 KIA 불펜이 효과적으로 팀에 기여하지 못했다는 것을 뜻한다. 불펜의 투입 시기가 대부분 큰 점수차가 나서 패색이 짙어진 시점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더불어 9개 구단 중 세 번째로 많은 5개의 블론세이브 역시 불펜-마무리 라인이 상당히 믿음직스럽지 못했음을 뜻한다.

또 이닝당 출루허용률(1.75)도 가장 높다. 불펜의 제1목적은 역시 신속하게 이닝을 끝내는 것이다. 주자를 적게 내보내는 게 투구의 기본 목적이다. KIA 불펜진도 이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알고 있다고 해서 늘 실천하는 것은 아니다. 실력이 받쳐주질 못했다.

이런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벌써 수 년째다. 2011년 말에 부임한 선동열 감독도 첫 번째 목표로 '불펜 강화'를 내세웠을 정도다. 하지만 선 감독이 부임 후 3년째인 올해까지도 이 목표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간 신인에게도 기회를 줬고, 베테랑 선수도 영입했으며, 트레이드까지 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펜은 늘 제자리다.

올해 KIA는 확실히 지난해에 비해 전력이 좀 더 강화됐다. 홀튼과 양현종의 원투펀치의 위력은 어느 팀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외국인 타자 브렛 필과 토종 4번 나지완의 방망이도 화끈하다. 아직까지는 4강 진출의 희망이 충분히 남아있는 시점이다.

결국 KIA가 4강에 도전하려면 불펜을 어떻게든 살려놔야 한다. 사실 현 시점에 기존 선수들의 갑작스러운 분발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렇다면 과감한 트레이드가 또 다른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선택은 구단과 감독의 몫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현 상태가 유지된다면 올해도 4강은 힘들다는 점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