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갈 때일수록, 위협에 대처해야 하는 법이다. '위기관리능력'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시즌 첫 3연패다. 시즌 초반 상승세를 구가하던 NC 다이노스가 시험대에 올랐다. NC는 지난 15일 창원 KIA전을 시작으로 16일과 17일 잠실 두산전에서 패배했다. KIA와의 3연전 마지막 날, 0-6으로 뒤진 경기를 1점차까지 추격하는 저력을 보였지만 패배한 걸 시작으로 두산 상대 약세를 이어갔다.
사실 두산은 현재 최고로 달아오른 팀이다. 파죽의 7연승을 질주하며 17일까지 선두권에 0.5게임 뒤진 3위까지 올라섰다. 무엇보다 타격감이 최고조에 올랐다. 어렵지 않게 두자릿수 득점을 만들어내고 있다. NC는 지난해에도 두산 상대로 4승12패에 그치면서 가장 약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도 17일 현재 1승4패로 가장 좋지 않다.
어쨌든 NC에게 첫 3연패가 왔다. 연패 극복은 두 말할 필요 없이 중요하다. 대개 연승 뒤엔 연패가 온다고 말한다. 연승 기간 다소 무리하던 선수단이 분위기가 한 차례 꺾이면, 한없이 추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승 기간 숨겨져 있던 각종 데미지들이 부각되기 시작한다.
NC도 지금까지 상승세에 가려져 있던 부분들이 많았다. 더 큰 위기 상황이 닥친다면, 단점부터 크게 부각될 것이다. NC는 잘 알려져 있듯, 강력한 선발진을 앞세운 팀이다. 선발투수의 평균자책점도 3.55로 독보적인 1위다. 평균적으로 소화하는 이닝 역시 1위(5⅔이닝)에 올라있다.
반면 구원진으로 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평균자책점이 4.73으로 치솟는다. 9개 구단 중 겨우 7위다. 원종현 홍성용 김진성 등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들이 선전해주고 있지만, 경험이 부족한 이들은 분명 NC의 아킬레스건이다.
NC는 그동안 선발투수를 최대한 길게 끌고 가는 전략으로 불펜진의 약점을 메워왔다. 그래도 대비책은 필요하다. NC는 현재 필승조에서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 대비한 '플랜 B'도 마련해 두고 있다.
일단 추격조에서 뛰고 있는 사이드암투수 고창성이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올시즌 6경기서 5⅔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점 0을 기록중이다. 아직은 역할이 제한적이지만, 김경문 감독은 지금처럼 페이스를 끌어올린다면 충분히 필승조에 편입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고창성은 2009년과 2010년 두산의 필승조 'KILL 라인'을 이끈 한 축이었다. 2년 연속 홀드 2위(16개, 22개)에 올랐다. 경험이 충분한 만큼, 부활할 경우 기대해볼 만한 카드다.
여기에 통산 102승 투수 박명환도 2군에서 1군 콜업을 기다리고 있다. 당초 2군에서 선발로 준비하다 중간계투로 돌아섰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해 손민한처럼 경험과 연륜을 통해 중간에서 1이닝씩을 막아주기엔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지난 2일 KIA전 선발등판을 끝으로 구원등판해 전념한 박명환은 이후 5경기에서 5⅓이닝 동안 1점만을 허용했다. 두 차례의 연투를 포함해 8일간 5경기에 나서면서 중간계투로서 검증을 받고 있다. 1이닝 중간계투의 가능성을 점검중이다.
NC 김경문 감독은 "감독들에겐 매일 매일이 위기"라고 말한다. 그만큼 갑작스런 변수가 닥쳤을 때, 철저한 대비를 해놓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퓨처스리그(2군) C팀에선 선발 후보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제 첫 3연패다. 아직 위기라고 말하긴 그렇지만, 대비는 충분히 해놓아야 한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