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경기가 이렇게 안풀릴 수가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가 감독이 바뀐 LG 트윈스에 2연승을 선물했다. LG가 잘했다기보다는, 롯데가 자멸했다고 봐야할 것 같다.
롯데는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1대2로 패했다. 전날 0대5 패배에 이어 두 경기 연속으로 타선이 침묵했다.
지독히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 잘 맞은 타구들은 모두 야수 정면으로 갔고, 작전을 걸면 실패로 이어졌다. 찬스에서 타자들은 무기력했다. 0-1로 뒤지던 롯데는 4회 최준석의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이승화가 스탠딩 삼진을 당해 승기를 가져오지 못했다. 1-2로 밀리던 7회초 공격에서는 어렵게 2사 1, 2루 찬스를 만들었지만 믿었던 손아섭의 적시타가 터지지 않았다.
8회와 9회는 비슷한 상황이 이어졌다. 8회 1사 1루에서 대주자 오승택이 도루를 하다 아웃이 됐다. 대타 박종윤이 타석에 있던 상황. 볼카운트 3B1S에서 무리하게 도루를 시도할 필요가 없었다. 13일 경기에서도 똑같은 장면이 연출된 바 있다. 0-2로 끌려가던 7회 무사 1루 찬스에서 황재균이 강민호의 타석 때 똑같이 3B1S에서 도루를 하다 아웃돼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오승택이 아웃된 후 박종윤의 3루타가 터져 아쉬움이 더 컸다. 9회에는 선두 강민호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지만 이승화의 페이크 번트 앤 슬러시 타구가 3루수 조쉬 벨의 글러브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조쉬 벨만 넘겼다면 2루타가 될 타구였다.
롯데 타선은 13일 안타 6개, 볼넷 6개를 뽑아내고도 1점도 뽑지 못했다. 답답한 김시진 감독은 14일 타격감이 좋은 문규현을 2번에 전진배치하는 등 타선에 큰 변화를 줬다. 하지만 효과가 없었다. 롯데는 이번 2연전을 통해 잃은 게 많다. 일단, LG에 위닝시리즈를 허용하게 됐다. 15일 LG는 에이스 류제국이 출격하기에 롯데는 스윕 위기에 처했다. 감독이 바뀌어 어수선한 LG에 큰 선물을 안겼다. 아무리 최하위에 처져있지만, 상대의 기를 굳이 살려줄 필요가 없다.
17승1무17패. 5할도 승률로 떨어졌다. 하루 빨리 타자들의 집중력이 살아나야 한다.
부상도 안타깝다. 오승택이 도루를 하다 오른쪽 어깨를 다쳐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검진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상태를 파악할 수 있지만, 오승택이 괴로워하던 장면을 감안할 때 심상치 않은 부상이 예상된다. 내야 백업과 대주자로 좋은 활약을 해주던 오승택의 부상은 롯데로서 아쉽기만 하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