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행 마지막 문턱이다. FC서울의 키워드는 '방심'이다.
적지에서 올시즌 첫 '서울극장'을 연출한 서울이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서울은 14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와사키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을 치른다.
1차전은 극적이었다. 끌려가던 서울은 두 차례의 동점 끝에 경기 종료 직전 윤일록의 결승골로 3대2로 역전승했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비기기만 해도 된다. 두 골 이내로 허용하고 한 골차로 패해도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8강행 티켓을 거머쥔다.
최대의 적은 역시 방심이다. 최용수 서울 감독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원정 1차전에서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다만 걱정스러운 부분은 선수들이 1차전 결과에 안주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ACL을 보면 2차전에서 승부가 바뀐 경우가 많았다"며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도록 인지시키겠다. 유리한 상황은 분명하지만 안일한 마음을 가져서는 안된다. 1차전보다 두 배의 집중력과 필승 의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와사키는 물러설 곳이 없다. 두 골 차로 승리해야 반전에 성공할 수 있다. 전력은 화려하다. 브라질월드컵 일본의 최종엔트리에 포함된 오쿠보 요시토가 공격력의 정점이다. 반면 서울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가와사키를 농락하면 된다. 최 감독은 "가와사키는 매 경기 다양한 방향의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전진 패스도 많은 팀이다. 또 각 포지션 별로 위력적인 선수들이 많아 쉬운 상대가 아니다. 상대는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다. 상대의 공격을 미리 차단하고 우리의 장점을 살려 경기에 임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재도약도 걸렸다. 서울은 ACL에선 순항하지만 K-리그 클래식에서는 11라운드 동안 단 2승(3무6패)에 불과하다. 12개팀 가운데 11위로 추락했다. 가와사키전에 이어 일전이 또 남았다. 18일 ACL로 연기된 성남전을 치른 후 월드컵 휴식기에 들어간다. 최 감독은 "남은 두 경기는 후반기 분위기를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한다. 자칫 잘못됐을 때는 걷잡을 수 없는 어둠으로 빠질 수 있다. 가와사키와 성남전을 후반기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가와사키전을 앞둔 선수들의 마음가짐도 다르다. 김치우는 "1차전의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2차전이 단판승부라 생각하고 사력을 당해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은 가와사키를 넘으면 3년 연속 ACL 8강 진출을 달성한다. 지난해에는 결승까지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ACL을 즐기고 있다. 재밌다. 국가 속에 서울이 있다. 국가 대결이라 접근 의지가 다르다, 나라를 대표하는만큼 더 강한 승부욕을 강조하고 있다. 아시아 최고 권위 대회인 만큼 결과를 내고 싶다. 동기부여가 크다." 최 감독의 ACL 꿈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