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득점 경기가 속출하고 있는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 한국에서 활동 중인 일본인 코치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두산 베어스의 고다 이사오 투수코치(49)는 먼저 "우리 팀 타자들은 잘 치고 있는데 투수들이 점수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투수코치로서 안타까운 심정을 말했다. 투수들의 대량 실점에 대해 고다 코치는 "4사구가 많은 것이 걱정입니다. 4사구 중에는 의미 있는 것도 있지만, 투수의 멘탈 문제로 인한 4사구가 실점과 연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고 했다.
5월에 한 팀이 15점 이상 득점한 경기가 7번 있었다. 이 7경기에서 나온 4사구가 무려 50개. 경기당 7.14개나 된다. 이 중에서 4사구로 출루한 주자가 득점한 게 29번이었다. 4.14점이 4사구로 출루한 주자의 득점이었다.
고다 코치는 4사구가 많은 이유로 투수의 정신력을 꼽았는데, 현재 스트라이크존이 원인이라는 의견도 있다. KIA타이거즈의 하세베 유타카 배터리 코치(46)는 "낮은 코스는 스트라이크로 판정되는 경우가 많은데, 타자의 벨트보다 공이 높으면 볼로 판정되는 것 같습니다. 판정에 일관성은 있지만 투수가 카운트를 잡으려고 던진 높은 코스에서 떨어지는 커브가 볼로 판정되는 경우가 많아 아쉽습니다" 고 말했다.
현재의 스트라이크존에 대해 대부분의 일본인 코치가 비슷한 느낌은 갖고 있었다. 야구규칙 2.73에는 스트라이크 존을 '유니폼의 어깨 윗부분과 바지 윗부분 중간의 수평선을 상한선으로 하고, 무릎 아랫부분을 하한선으로 하는 홈 플레이트 상공을 말한다. 스트라이크존은 투구를 치려는 타자의 스탠스에 따라 결정된다'고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규칙에 나와있는 것보다 더 낮지 않냐"는 의견이 많았다.
또 SK 와이번스의 세이케 마사카즈 수비코치(55)는 그라운드 상태와 야수들의 기록되지 않는 실책을 지적했다. "경기에 앞서 그라운드를 정비하는 것을 보면 훈련 때 패었던 부분을 제대로 다지지 않아 표면만 평탄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흙 상태라면 언제나 불규칙한 바운드가 나올 수 있죠. 수비수가 그런것까지 신경쓰면서 수비해야 하는데, 그런 야수가 많지 않아 보입니다. 불규칙 바운드가 나올 때 기록상으론 안타가 되는 경우가 많아 투수들에게는 미안하죠"라고 말했다.
대량 득점의 여파로 순위 싸움의 혼전을 예상하는 코치도 있었다. 롯데 자이언츠의 모토니시 아쓰히로 작전 코치(52)는 "어느 팀이든지 연승과 연패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승률 5할을 유지하면 우승을 노릴 수 있다고 봅니다"고 했다.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선수 경험을 한 두산 송재박 수석 코치(58)가 "이렇게 타고투저가 계속 되는 것은 처음"이라고 할 정도로 이례적인 대량 득점 속출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