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동안 한 번도 베스트전력을 못 보는 것 같다."
KIA 타이거즈는 부상자가 많다. 흔히 부상에는 '도미노 현상'이 있다고 말하지만, KIA는 유독 심하다. 잘 나가다가도 갑작스런 부상자 발생으로 팀 분위기가 축 처지는 일이 다반사다.
선동열 감독 부임 후 매년 같은 패턴이 반복됐다. 올해도 줄부상이다. 시범경기 때 선발 김진우가 타구에 맞아 왼쪽 정강이를 다치고 이탈했다.
개막 후에는 외야수 김주찬이 지난달 중순 오른발 족저근막염으로 빠진 걸 시작으로, 내야수 이범호와 김선빈이 차례로 옆구리,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졌다. 여기에 내야 공백을 훌륭히 메워주던 유틸리티 플레이어 김민우가 햄스트링을 다쳐 지난 5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김주찬은 3일 1군에 복귀했다 8일만에 다시 부상을 입었다.
13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만난 선 감독은 "사고가 참 많네"라며 허탈하게 웃었다. 이어 "한 선수 나오면 한 선수가 나간다. 언제 베스트 전력을 해보나. 3년 동안 한 번도 못 보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그래도 복귀 소식도 있다. 김진우가 14일 경기에 돌아올 예정이다. 선 감독은 "길게 던지기는 어렵지 않겠나. 2군 경기에서도 많이 못 던졌다. 불펜피칭으로 100개를 채웠다. 투구수로 보면 100개 이내일 것"이라고 밝혔다.
선 감독은 야수진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주전 내야수인 이범호와 김선빈에 이어 외야수 김주찬마저 빠졌다. 가장 아쉬운 건 김민우의 존재다. 선 감독은 "범호나 선빈이도 문제지만, 민우가 전 포지션이 다 됐는데 참 안타깝다. 그래도 (박)기남이가 잘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상자가 많다 보니, 7,8,9번은 그냥 지나가는 타순일 정도"라며 "그래도 한화와의 3연전 첫 날 지는 경기인데 잡았다. 상대 선발 이태양이 좋아 말렸다. 12회는 하위 타순이라 점수를 낼 만한 상황이 아니었는데 홈런이 나와 이겼다"고 했다.
한화와의 3연전은 부상자 속에서도 희망을 찾은 시간이었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3연승을 거뒀다. 선 감독은 "선발이 3연전 내내 길게 던져줬다. 그리고 마무리 쪽에서도 잘 해줬다. 어센시오의 한 차례 블론세이브도 불규칙바운드에서 나왔다"고 했다.
김주찬의 이탈로 타순엔 다시 변화가 생겼다. 결국 이대형이 다시 1번타자로 배치됐고, 김원섭이 선발출전해 외야 공백을 메운다. 이대형과 김원섭의 새로운 테이블세터가 구성됐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