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월드컵이 실감난다"
'한국 축구의 기둥' 이청용(26·볼턴)이 마지막 테이프를 끊었다. 그는 12일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센터)에 1차적으로 소집된 선수들 가운데 기성용(25·선덜랜드)에 이어 맨마지막인 9번째로 입장했다.
지난 주 귀국한 이청용은 "여독은 풀렸다"며 미소를 지었다. 기대로 가득했다. 그는 4년 전 남아공월드컵에서 두 골을 터트렸다. 이정수와 함께 공동 최다골을 기록했다. 이청용은 "4년 전은 기억은 없다. 너무 정신없이 준비를 했고 부담도 컸다"며 "지금은 그 때 보다는 나아진 것 같다. 정신이 좀 든다"며 웃었다.
23명의 최종엔트리 중 월드컵을 경험한 선수는 5명 뿐이다. 이청용은 간판으로 선장했다. "워낙 뛰어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특별히 해줄말은 없다. 경험 많은 선수들도 많아 걱정없이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청용이 곧 희망이다. 그는 시즌 막판 펄펄 날았다. 3일(한국시각) 버밍엄시티와의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최종전(2대2 무)에서 시즌 3호골을 터트렸다. 지난달 26일 셰필드 웬즈데이(3대1 승)와의 원정경기에서 2호골을 터트린 데 이어 두 경기 연속골을 터트렸다. 이청용은 올시즌 볼턴이 치른 정규리그 46경기 가운데 무려 45경기(선발 32경기, 교체 13경기)에 출격했다. 팀내 최다 출전이다. 늦게 터진감이 없지 않지만 2경기 연속골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올시즌을 3골-5도움으로 마무리했다.
그는 "몸 상태와 경기 감각은 전혀 문제가 없다. 어떻게 경기를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며 "개인적인 목표는 의미가 없다. 팀 성적이 가장 중요하다. 어디까지 갈지 모르지만 첫 경기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명보호에서도 붙박이 오른쪽 미드필더인 그는 측면과 중앙을 넘나드는 창조적인 플레이로 공격을 이끈다. 화려한 발재간을 앞세운 개인기와 스피드, 반박자 빠른 패스가 곁들여 진다. 물론 해결사 역할도 머릿속에 그려야 한다.
이청용은 "이제는 막내가 아니라 다른 고민도 해야 된다. 특별한 것보다 늘 하던대로 내 플레이를 하면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유럽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월드컵서도 좋은 경험을 했다. 이번에도 큰 대회를 통해 선수들이 얻는 것이 많을 것이다. K-리그와 한국 축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주=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