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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혼의 지소연 "팔꿈치 부상,한국대표팀 가서 치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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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10번' 지소연(23·첼시 레이디스)은 강했다.

12일 아스널과의 FA컵 준결승전(3대5 패) 팔꿈치 부상에도 불구하고, 경기 직후 베트남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2015년 캐나다여자월드컵 예선전을 겸하는 베트남아시안컵에 합류하기 위해서다. 팀 동료인 일본여자대표팀 오기미 유키와 함께였다. 대한민국 여자대표팀을 향한 강력한 애정과 의지를 피력했다.

지소연은 이날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 FA컵 준결승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출전했다.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24분 감각적인 왼발 터닝슛으로 선제골을 쏘아올리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시즌 4호골로 아시안컵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그러나 후반 종료 직전 아찔한 장면이 있었다. 상대의 태클을 저지하기 위해 몸을 날리다 부상했다. 상대 공격수의 킥에 왼쪽 팔꿈치를 강타당했다.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팀 닥터로부터 응급조치를 받고 간신히 일어난 지소연은 고통을 호소했다. 영리한 플레이로 좀처럼 부상하지 않는 지소연이기에 걱정이 더했다. 반깁스를 한 채로 그라운드를 누빈 지소연은 연장후반 종아리에 쥐가 나며 손을 들어올렸다. 자진 교체사인을 보냈다.

경기 종료 후 첼시 구단에서는 정밀검사를 지시했다. 그러나 지소연의 마음은 이미 '절친' 동료들이 뛰고 있는 베트남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한국대표팀에 합류한 후 베트남에서 정밀검사를 받겠다"고 구단을 설득했다. 퉁퉁 부어오른 팔꿈치에 반깁스를 한 채로 비행기에 올랐다. "부상 부위가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다. 점점 괜찮아지는 걸로 봐서 큰 부상은 아닌 것 같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지소연에게 이번 대회는 절실하다. 2011년 여자월드컵 우승국 일본에서 3년간 뛰며, 월드컵을 향한 꿈을 키워왔다. 2003년 이후 12년만의 월드컵 본선행에 힘을 보태고 싶다. '최고의 공격수' 박은선과의 첫 호흡 역시 고대해왔다. 대한축구협회와 첼시 레이디스 구단의 합의에 따라 지소연은 아시안컵 조별예선 3경기(미얀마, 태국, 중국)에만 뛸 수 있다. 하루라도 빨리 현지로 날아가 박은선 박희영 김나래 여민지 등 절친 선후배들과 발을 맞추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지소연은 "조별리그 3경기, 한 게임 한 게임 최선을 다해서 꼭 월드컵 티켓을 딸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WK-리그 득점머신'박은선(서울시청)과의 첫 호흡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처음으로 함께 발을 맞추게 돼서 굉장히 기쁘다. 늦게 합류하는 만큼 얼마나 빠른 시간내에 호흡을 맞춰내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역대 최강 라인업'이라는 평가에 "이번 대표팀에는 어린 선수들이 많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많은 경험을 쌓게 되면 역대 최강의 대표팀이라 불려도 손색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지소연은 두바이를 거쳐 13일 베트남 현지에 도착한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대표팀은 15일 미얀마, 17일 태국, 19일 중국과 차례로 격돌한다. 참가국 8개국 중 5위 내에 들면 캐나다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딸 수 있다. 윤덕여호의 목표는 단순히 월드컵 본선행이 아니다. 역대 최고 성적을 목표 삼고 있다. 2003년 태국대회 3위가 최고 성적이다. '박은선-지소연' 함께 뛰는 이번 대회 목표는 '우승'이다.

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 런던=김장한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