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조계현 수석코치가 2군 감독으로 새출발을 하게 됐다.
LG 양상문 신임 감독은 12일 1, 2, 3군 코칭스태프 전원을 소집해 미팅을 가졌다. 양 신임 감독은 이 자리에서 코칭스태프 개편안을 발표했다.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조계현 수석코치의 거취였다. 조 수석코치는 김기태 감독이 자진사퇴를 한 이후 18일 동안 임시로 1군 사령탑 역할을 해왔다. 그리고 양 감독이 선임되며 자연스럽게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처럼 보였다. 실제로 조 수석코치는 11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 후 잠실구장을 찾아 코치실에서 자신의 짐을 정리했다. 지켜보는 다른 코치들이 비통함을 숨기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양 감독의 설득에 조 수석코치가 마음을 돌렸다. LG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양 감독은 조 수석코치에게 12일 오전 따로 전화를 걸어 2군 감독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즌 도중 감독으로 부임해 팀 사정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수석코치로 팀을 지휘하던 조 코치마저 팀을 떠나게 된다면 당장 팀 케미스트리가 깨질 것을 염려한 것으로 보인다. 18일이지만 감독 역할을 해온만큼, 수석코치 자리를 계속 지킬 수 없는 상황이기에 양 감독이 2군 감독직을 맡기고 김무관 현 2군 감독을 1군으로 불러올리는 것이 LG 팀 전체를 유지하는 최선으로 판단했다. LG 구단 입장에서도 어려운 상황에서 팀을 잘 이끈 조 수석코치를 함부로 내칠 수 없는 입장이었다.
조 수석코치는 심사숙고 끝에 2군 감독직을 맡는 것으로 가닥을 잡을 전망이다. 자신을 믿어주던 김기태 감독이 떠난 상황에서 함께 책임을 지려고 했다. 이날 열린 코칭스태프 미팅에도 불참을 통보했었다. 하지만 무조건 떠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2군에서 묵묵히 선수들을 지도하며 1군용 선수들을 키워내는 것도 팀과 떠난 김 감독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다. 김 감독도 미국으로 떠나기 전 조 수석코치에게 "내 생각하지 말고 어느 자리에서든 팀을 잘 지켜달라"라는 부탁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무관 2군 감독은 1군 타격코치로 자리를 옮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