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두산과 유희관을 제물로 6연승을 달렸다.
삼성은 9일 잠실 두산전에서 12대2로 승리했다. 6연승을 거둔 삼성은 완벽히 상위권에 안착했다.
경기 전 예상은 두산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두산 선발은 유희관. 4월15일 대구 삼성전에서 8⅔이닝 1실점의 눈부신 호투를 한 실질적인 두산의 에이스.
하지만 이날 박석민이 '유희관의 킬러'로 떠올랐다. 2회 선두타자로 나서 유희관에게 왼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쳤다. 3회 선두타자 나바로가 솔로홈런을 쳤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심리적인 압박감은 그리 많지 않았다. 부산 롯데와의 3연전에서 다득점 경쟁을 벌였던 두산 타선.
하지만 삼성 좌타라인이 힘을 냈다. 박한이가 중월 2루타를 치자, 최형우가 우월 적시 2루타로 추가득점에 성공했다. 4회에도 박해민의 우선상 3루타에 이어 희생플라이로 또 다시 득점, 4-0으로 앞서나갔다.
두산은 4회 반격했다. 김현수의 우중월 2루타에 이어 양의지의 좌전 적시타가 터졌다. 이후 이원석의 중전안타와 김재호의 적시타가 터지며 2점을 만회했다.
4-2, 삼성의 불안한 리드. 그러나 이날 유희관의 컨디션은 최악이었다. 실투가 유난히 많았다. 특히 공이 전체적으로 높았다. 결국 스피드가 떨어지는 유희관이 제구력을 상실하자, 삼성 타선은 그 약점을 놓치지 않았다. 두산이 추격한 직후 삼성의 5회초 공격. 2사 이후 최형우의 볼넷. 박석민은 또 다시 유희관의 높은 공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홈런을 폭발시켰다. 이 홈런은 양팀의 심리전에서 너무나 커다란 역할을 했다. 삼성에게는 승리에 대한 확신을, 두산에게는 추격의 찬물을 끼얹었다.
기세가 오른 삼성은 7회 최형우마저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홈런을 터뜨리며 유희관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삼성 선발 배영수는 6⅓이닝동안 안타 8개를 허용했지만, 노련함으로 실점을 최소화(2실점)했다. 반면 유희관은 6⅔이닝 11피안타 4피홈런 8실점으로 올 시즌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