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대표팀이 8일 오후 파주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베트남과의 평가전에서 5대0으로 대승했다.
이날 백넘버 15번 박희영의 당찬 움직임은 단연 눈에 띄었다. '원톱' 박은선이 상대 수비진 2~3명의 집중마크를 받는 상황에서 영리하고 저돌적으로 공간을 파고들며 종횡무진 활약했다. 전반 1분 박은선의 선제골에 이어 전반 12분 쐐기골을 터뜨렸다. WK-리그에서 4골 1도움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권하늘(부산 상무)이 찔러준 킬패스를 놓치지 않고 왼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32분 프리킥에서도 박희영의 발끝이 빛났다. 박희영의 크로스를 조소현이 헤딩슈팅으로 받아넣었다. 후반 36분 박희영은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임선주의 헤딩골을 도왔다. 5골 중 3골에 관여하며 5대0 대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세트피스로만 2골을 빚어냈다. 박은선과의 호흡도 좋았다. 박은선-지소연-박희영-여민지로 이어지는 '2박2지' 역대 최강 공격라인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박희영은오주중-동산정보산업고-울산과학대 출신이다. 2012년 충북 스포츠토토(현 대전 스포츠토토) 유니폼을 입었고, 첫시즌 20경기에서 8골 2도움을 기록했다. 2013년엔 18경기에서 5골1도움을 기록했고, 올스타전에선 MVP를 수상했다. 올시즌 9경기에서 2골1도움을 기록중이다. '지메시' 지소연의 중고등학교 직속 후배이자 절친이다. "지소연이 좋은 선수라고 칭찬하더라"고 하자 "소연언니가요? 정말요?"라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소연언니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죠? 언니는 거짓말 안하니까"라며 활짝 웃었다.
이날 발을 맞춘 박은선과의 호흡에도 기대감을 표했다. "은선언니와 한팀으로 처음 뛴 것이다. 언니가 많이 도와줘서 서로 맞춰가며 잘 뛰었다. 언니에게 수비수들이 집중마크를 하기 때문에 내게 기회와 공간이 생기는 측면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세트피스에서 위력을 발휘한 날카로운 킥력에 대해서는 겸손했다. "우리 팀은 나말고도 전가을 지소연 김나래 등 좋은 키커들이 많다. 그날 연습 때 가장 경기감각이 좋은 선수가 키커로 나선다. 오늘은 약속된 플레이가 잘 맞아떨어져서 2도움을 기록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2010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여자대표팀에 발탁됐고, 2010년10월17일 피스퀸컵 뉴질랜드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해 동아시안컵과 올해 키프러스컵에서도 주전으로 맹활약했다. 윤덕여 여자대표팀 감독 역시 박희영의 활약에 흡족함을 표했다. "박희영은 킥력도 좋고, 슈팅력도 좋은 선수다. 1대1 돌파에 뛰어난 장점도 있다. 장점이 많은 선수다. 대표팀 감독을 맡은 이후 계속 주전으로 발탁해온 이유"라며 믿음을 표했다. "세트피스는 훈련을 통해 특히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다. 훈련한 내용이 실전에서 나온 것에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팽팽한 경기에서 세트피스 한방의 몫은 대단히 크다" 고 했다.
12년만의 여자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베트남 아시안컵에서의 활약에 여자축구 팬들의 기대가 쏠리고 있다. 대한민국 여자대표팀은 11일 오전 8시 40분에 OZ731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개최지인 베트남으로 출국한다. 파주=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