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투저의 흐름이 한달이 넘게 계속되고 있다. 점점 더 심해지는 추세다.
매일 10점 이상 득점하는 팀이 속출한다. 10점을 넘어 지난 7일 NC는 목동 넥센전서 6회 강우콜드게임이었는데도 6회까지 무려 24점을 얻는 괴력을 보였다. 8일 현재 프로야구 전체 타율은 2할8푼2리다. 역대 최고 타율인 2할7푼6리(1999년)보다 월등히 높은 타율을 보이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4.91인데 99년의 4.98과 비슷한 수치다.
이에 대한 원인은 참 많다. 외국인 타자들의 활약을 제일 먼저 꼽는다. 못치는 타자 1명이 빠지고 그대신 잘치는 타자가 들어오니 그만큼 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것.
공인구의 반발계수가 높아진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방망이가 좋아져 반발력이 예전보다 더 좋아졌다는 말도 있다.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지다보니 투수들이 던질 공이 없다는 얘기도 있다.
그렇다고 투수들이 손을 놓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SK 김광현은 "타고투저라고 하지만 투수들이 이겨내야한다. 타자들이 그렇게 잘친다지만 지금도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선수가 있지 않나"라고 했다. 실제 8일 현재 두산 유희관은 1.9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고, NC의 이재학(2.55), KIA 양현종 홀튼(이상 2.70) 넥센 밴헤켄(2.74) 등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투수들도 있다.
아무리 방망이가 세졌다고 해도 결국은 마운드가 강해야 이길 수 있다. 삼성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달 18일부터 15경기서 12승3패의 엄청난 성적을 거두며 어느새 1위를 넘보고 있다.
그 15경기 동안 팀타율은 2할8푼2리였다. 그 기간동안 롯데의 팀타율은 3할2푼이었고, 두산은 3할2리의 놀라운 팀타율을 기록했다. 삼성의 타율도 높았지만 삼성보다 더 좋은 타율을 기록한 팀은 롯데와 두산을 비롯해 한화(0.295), 넥센(0.284), NC(0.288) 등 5팀이나 됐다. 팀 홈런도 13개로 6위. 그런데도 놀라운 성적을 거둔 것은 마운드 덕분이었다.
15경기에서 보여준 삼성의 평균자책점은 3.29였다. 9개 구단 중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이었다. 2위인 한화는 4.34, 3위 NC가 4.35를 기록했다. 나머지는 5점대 이상이었고 넥센은 평균자책점이 무려 6.56이나 됐다.
계속되는 타고투저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야구가 점수가 나야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지만 너무 많이 나오는 것은 오히려 재미를 반감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 프로야구도 투고타저와 타고투저의 롤러코스터 속에서 서로가 발전해왔다. 타자들의 득세를 투수들이 보고만 있을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