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슬이 울린 지 1분만에 골망을 흔들었다. '원샷원킬' 박은선(28·서울시청)의 존재감이 빛났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8일 경기도 파주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베트남 대표팀과의 친선경기에서 3대0으로 완승했다.
베테랑 골키퍼 김정미(30·현대제철), 포백라인에 서현숙(22·고양대교) 김도연(26·현대제철) 임선주(24·현대제철) 송수란(24·스포츠토토)이 포진했다. 권하늘(26·부산상무) 조소현() 전가을(26·현대제철) 박희영(23·스포츠토토) 유영아(현대제철) 최전방에 박은선(28·서울시청)이 선발로 나섰다.
전반 시작과 함께 박은선의 벼락골이 터졌다. 박희영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건넨 영리한 패스를 놓치지 않았다. 문전으로 쇄도하며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한국은 초반부터 강공이었다. 전반 12분 박희영의 추가골이 터졌다.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미드필더 권하늘이 전방으로 찔러준 칼날같은 스루패스를 박희영이 이어받았다.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왼발로 가볍게 골을 밀어넣었다.
한국은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며, 경기를 지배했다. 베트남은 전반 내내 박은선 박희영이 이끈 파상공세와 서현숙-임선주-김도연-송수란의 포백라인에 묶여 변변한 슈팅 하나 쏘아올리지 못했다. 전반 32분 세트피스 쐐기골까지 터졌다. 왼쪽 측면에서 박은선이 상대 반칙으로 프리킥을 얻어냈다. 전담키커로 나선 박희영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올린 택배 크로스를 수비형 미드필더 조소현이 솟구치며 머리로 받아넣었다. 3-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윤덕여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전가을 대신 김수연(25·KSPO)을 ,서현숙 대신 김혜리(24·현대제철)를 투입하며 공수라인에 변화를 꾀했다. 압도적인 우세속에서도 선수들은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집중해!" "프레싱!"을 수시로 외치며 서로를 독려했다. 후반 5분 송수란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에 이어 박은선이 뛰어올랐지만, 아깝게 빗나갔다. 후반 10분 박희영이 단독돌파에 이은 문전쇄도 끝에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끝에서 살짝 벗어났다.
후반 15분 윤 감독은 유영아를 빼고 여민지(21·스포츠토토)를 투입했다. 후반 24분 프리킥 찬스에서 윤 감독은 박은선을 빼고, 김나래(24·현대제철)를 투입했다. '프리킥 달인' 김나래의 킥이 아깝게 크로스바를 맞고 골라인 밖으로 튕겨나왔다. 후반 31분 수비수 김도연을 빼고 어희진(23·서울시청)을 투입했다. 부상으로 빠진 주장 심서연을 대신해 발탁된 어희진의 컨디션과 경기력을 점검했다. 선수 교체 직후인 후반 32분 수비수 임선주의 추가골이 터졌다. 강력한 킥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38분 수비수 송수란을 빼고 이은미를 투입했다. 후반 40분 '에이스' 여민지의 골이 터졌다. 수비수를 제치고 문전쇄도하며 오른발로 가볍게 골을 성공시켰다. 아시아를 호령했던 골감각은 여전했다. 한국의 다섯번째 골로 5대0 대승을자축했다.
박은선이 가세한 한국의 공격라인은 업그레이드됐다. 특히 이날 전방에서 박은선-박희영이 보여준 호흡은 인상적이었다. 박은선은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고, 자유롭게 최전방과 미드필드를 오가는 폭넓은 활동량으로 상대 수비를 괴롭혔다. 박희영은 1골2도움으로 맹활약했다. 후반 18분 한국 진영 측면에서 박은선과 박희영이 2대1 패스를 척척 주고받는 장면 역시 일품이었다. 박은선 박희영 여민지 등 공격진이 고르게 골맛을 보며 자신감이 급상승했다.
캐나다월드컵 예선전인 베트남 아시안컵을 앞두고 12년만의 본선행을 위한 의미있는 모의고사를 치렀다. FIFA 여자랭킹 18위인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중국(16위) 태국(30위) 미얀마(45위)와 조별리그 B조에 속했다. A조에는 2011년 독일여자월드컵 우승팀 일본(3위)을 비롯해 호주(11위) 베트남(28위) 요르단(54위)이 속했다. 여자 아시안컵은 A, B조 풀리그 상위 각 2팀씩이 결선 토너먼트를 치러 우승팀을 가린다. 1~4위 팀은 본선에 직행하고, 각조 3위 2팀은 5, 6위 결정전을 통해 나머지 1장의 월드컵 본선 티켓을 가져간다. 여자 대표팀은 11일 오전 대회 장소인 베트남으로 출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