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13명. 26명 엔트리에서 딱 절반이다.
삼성 라이온즈가 마운드를 강화한다. 1군 엔트리에 13명의 투수를 넣기로 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8일 SK전에 밴덴헐크가 올라올 때 야수를 뺄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투수가 13명이 되는데 당분간은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밴덴헐크 대신 이영욱을 2군으로 내려보낸다.
대부분의 팀에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1군 엔트리에서 투수를 12명 정도를 쓴다. 선발 5명에 마무리를 포함한 구원투수 7명 정도가 리그를 꾸려가는데 가장 안정적이라는 것. 투수가 선발부터 불펜까지 확실하고 야수쪽이 부진하다면 투수를 11명으로 줄이고 야수를 1명 더 늘리는 경우가 있고 투수가 좋지 않을 땐 투수를 1명 늘리기도 한다.
7일의 엔트리를 보면 SK만 투수를 11명을 썼고 나머지 팀들은 모두 12명으로 투수진은 운영하고 있었다.
그런데 삼성이 13명의 투수를 쓰는 것은 조금은 의외다. 삼성은 7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이 4.11로 NC(4.05)에 이어 2위를 달린다. 특히 지난달 23일부터 7일까지 10경기 동안은 평균자책점이 3.90으로 9개팀 중 유일한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사이 불펜은 1.59의 놀라운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류 감독은 당분간 13명의 투수를 운영하면서 6선발 체제로 갈 것을 암시했다. "시즌 초반 안좋았을 때 선발들이 일찍 무너지면서 지는 경우가 많았다"는 류 감독은 "일단 선발이 안정적으로 5∼6이닝을 던져줘야 이길 수 있다"고 했다. 투수를 13명으로 한 것은 선발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 당분간 6선발 체제로 가면서 투수들이 충분한 휴식을 하면서 더 좋은 피칭을 하도록 하고, 더운 여름을 대비해 체력적인 배려를 하는 것이다.
야수가 1명 빠지게 되는 것은 주전이 아닌 대주자, 대수비 등에서 아쉬울 수 있다. 이 때문에 류 감독은 8일 백상원 대신 강명구를 1군에 올리기로 했다. 류 감독은 "강명구는 내야를 볼 수 있으면서 외야까지도 수비가 가능하다. 야수가 1명 줄었을 땐 특화된 백업요원보다는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선수가 필요하다"고 했다.
류 감독은 "지금은 투수가 13명이지만 만약에 야수쪽이 아무래도 부족하다 싶으면 다시 투수를 1명 빼고 야수를 보강하면 된다"며 현재의 엔트리 구성이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투수 13명의 삼성의 시즌 전략이 어떤 효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