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의 여우' 박미희 해설위원(51)이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 신임 감독으로 내정됐다.
배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시즌 꼴찌에 머물렀던 흥국생명은 류화석 감독이 지난달 사퇴의사를 밝히자 신임 감독 후보군을 만들어 접촉했고, 최종적으로 박 위원을 신임 감독으로 결정했다. 신임 박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스포츠채널인 KBSN 스포츠에서 배구 해설가로 활약했다.
계약 기간 2년동안 팀을 이끌게 된 박 감독은 최하위로 추락한 흥국생명을 재건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박 감독은 1980년대 한국 여자 배구를 이끈 스타 플레이어이다. 광주여상 3학년 시절인 1982년 멕시코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우승을 이끌었다. 곧바로 국가대표로 발탁된 박 감독은 세터를 포함해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멀티 플레이어로 활약했다. 이듬해 실업팀 미도파에 입단한 뒤엔 대통령배대회에서 신인왕을 차지했다. 1984년 LA올림픽,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는 은메달 획득하는데 힘을 보탰다.
은퇴후에는 서울시립대와 수원 장안대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2006년부터 배구 해설을 했다. 지도자 경험은 없지만 항상 배구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비록 프로 감독으로는 초보지만 현역 시절 타고난 배구 감각과 해설가로서 활동하면서 쌓은 전술 노하우 등을 높게 평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자 선수 출신이 프로배구 감독을 맡는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 2010~2011시즌에 조혜정 감독이 GS칼텍스 감독을 맡은 바 있다.
한편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7승23패를 기록, 꼴찌에 그쳤다. 특히 시즌 도중 가까스로 10연패에서 탈출하는 등 힘겨운 시즌을 보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