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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완장' 구자철, 그는 약속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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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이 세월호 침몰 사고의 아픔을 함께 하고 있다. 마인츠의 구자철도 동참했다.

그는 26일(한국시각) 독일 마인츠 코파스 아레나에서 열린 뉘른베르크와의 2013~201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32라운드에서 검은색 완장을 차고 후반 교체출전했다. 그의 오른팔에는 검은색 완장이 채워져 있었다. 이청용(볼턴) 손흥민(레버쿠젠) 김보경(카디프시티) 등에 이어 세월호 사고를 애도하기 위해서였다.

구자철은 전날 구단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힘들어하고 있는 국민들에 영상메시지로 슬픔을 함께 했다. 그는 "지금 독일에서 분데스리가가 한창 시즌 중이다. 한국에서 일어난 사고를 이곳에서도 뉴스를 통해 봤다. 나도 이곳에서 일주일 내내 광경을 보며 마음이 굉장히 아프고 저 또한 믿어지지가 않는다. 또 여러가지 아쉬운 부분도 너무 많고 안타까운 마음도 많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주도 경기를 하게 되는데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이라는 나라, 또 국민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건 없는 힘까지 짜내서 경기에 나갔을 때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계속해서 희망을 잃지 않고 좋은 소식이 있기를 이곳에서 바란다. 운동장 안에서 제가 갖고있는 안타까움이나 그런것들을 표출해 낼 수 있도록 잘하겠다"고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그는 약속을 지켰다. 후반 28분 엘킨 소토와 교체돼 투입된 구자철은 경기 내내 활기찬 움직임을 펼쳤다. 체력을 앞세워 상대를 강하게 압박했다. 후반 32분 코너킥에서 골키퍼가 펀칭으로 쳐낸 공을 왼발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아쉽게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마지막 힘까지 짜내겠다던 그의 말처럼 쉬지 않고 움직였다. 짧은 활약이었지만 현지 언론도 구자철의 플레이를 인정했다. 경기 후 독일 일간지 빌트는 구자철에게 평점 3점을 부여했다. 빌트는 1~6점으로 평점을 매기며, 낮을수록 뛰어난 활약을 의미한다. 이날 출전한 14명의 마인츠 선수 중 구자철보다 높은 평가를 받은 선수는 오카자키 신지와 요하네스 가이스, 즈데넥 포스페스(이상 평점 2) 등 3명밖에 없다.

구자철은 경기 후에도 구단 페이스북을 통해 "세월호를 추모하고 싶어 두르고 나갔다. 안타깝다"고 했다. 마인츠는 구자철의 활약 속에 2대0 승리를 거뒀다. 전반 30분 오카자키가, 전반 44분에는 크리스토프 모리츠가 연속골을 성공시켰다. 마인츠는 이날 승리로 유로파리그 진출에도 한발 다가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