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의 시대가 다시 오고 있다. 외국인 타자들의 영향으로 타고투저 바람에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홈런이 계속 터지고 있다.
26일까지 95경기를 치른 가운데 9개 팀에서 나온 총 홈런수는 181개다. 이 수치대로 576경기를 치른다고 가정하면 1097개가 가능하다. 역대로 총 홈런수가 1000개를 넘긴 것은 31년간 총 6차례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5년 연속 1000개를 넘기면서 홈런의 시대를 풍미했었다. 역대 최다 홈런이 나온 시즌은 1999년으로 총 1274개의 홈런이 나왔다. 이때 개인 50홈런도 탄생했다. 이승엽은 2003년 56개의 당시 아시아 한시즌 최다홈런 신기록을 작성했고 심정수(당시 현대)도 53개의 홈런을 날렸다. 당시엔 40개 이상의 홈런을 쏘아야 홈런왕 가능성이 있었다. 선수들 웨이트트레이닝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때로 타자들의 힘이 더 커지고 대구나 광주, 대전 등 작은 야구장이 많아 홈런이 많이 양산됐었다.
2009년 반짝 1000개를 넘긴 때가 있었다. 전체적으로 갑자기 홈런 숫자가 상승했었다. 당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팀이 SK로 166개를 쳤고, 가장 적은 홈런을 기록한 팀이 120개를 친 두산이었다. 그만큼 각 구단이 고르게 홈런을 많이 치자 8개팀 합계가 총 1155개였다. 이후 4년간 홈런 1000개를 넘긴 적이 없었다. 지난해 576경기로 경기수가 늘어났지만 798개에 불과했다.
확실히 외국인 타자의 가세가 홈런 숫자를 늘렸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9명의 외국인 타자가 기록한 홈런 수는 총 39개. 단 9명의 선수가 전체의 약 21% 정도를 차지하니 놀라운 수치다. 대부분 홈런 상위권이다. LG 조쉬벨은 7개로 홈런 1위를 달리고 두산의 칸투와 NC 테임즈가 6개로 공동 2위, 롯데의 히메네스가 5개를 쳤다. KIA의 필과 삼성 나바로, SK 스캇도 4개씩 쳤다.
최다 홈런 팀은 역시 홈런타자가 즐비한 넥센. 21경기서 총 30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외국인 타자들과 홈런왕 경쟁중인 2년 연속 홈런왕 박병호가 6개로 전체 순위 공동 2위에 올라있고 이택근이 5개, 강정호가 4개, 김민성과 유한준 이성열이 각각 3개씩 쳤다.
돌풍의 NC가 24개로 2위에 올랐다. 테임즈가 6개로 앞장서고 그 뒤를 나성범(5개)과 이호준(4개) 모창민(3개) 등이 따른다. 중심타자에게만 몰려있는 것이 단점으로 꼽히지만 그만큼 중심은 강력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가장 적은 팀은 KIA다. 총 12개에 불과하다. 필이 4개를 쳤으니 나머지 8개가 국내 선수들의 몫. 3개를 쳤던 이범호가 부상으로 빠졌고 나지완이 기대만큼의 활약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목동이 홈런공장으로 떠올랐다. 목동에서 치른 11경기에서 총 31개의 홈런이 나왔다. 경기당 2.81개의 홈런을 볼 수 있었다. 작은 구장인데다 외야에 관중석이 없어 바람이 외야로 불어 홈런이 잘나온다는 분석. 넥센 선수들이 18개의 홈런을 쳤고, 삼성과 롯데가 각 4개, 두산이 3개, KIA도 2개를 쳤다. 가장 적은 홈런이 나온 곳은 역시 잠실이다. 두산과 LG의 홈으로 총 21경기를 치렀는데 27개의 홈런이 나왔다. 경기당 1.29개의 홈런이 나왔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