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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감독의 '바닥론', 호주에서 탈출구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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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FC서울 감독은 미소를 잃었다. 현재 서울의 현주소를 '바닥'이라고 표현했다.

서울은 K-리그 클래식 12개팀 가운데 11위다. 최근 4경기 연속 무승(2무2패)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ACL)에선 F조 최하위(승점 5·1승2무1패)다.

바닥에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최악은 현상유지다. 동시에 희망을 품고 있다. 더 이상 떨어질 곳은 없다. 바닥에서 탈출하면 또 다른 빛을 볼 수 있다. 서울의 미래는 절망적이지는 않다. 최 감독도 반전을 꿈꾸고 있다.

지난해 ACL에서 준우승한 서울이 원정에서 센트럴코스트(호주)와 격돌한다. 16일 오후 6시30분(이하 한국시각) ACL 조별리그 5차전을 치른다. F조의 선두가 센트럴코스트(승점 6·2승2패)다. 승점 차는 1점에 불과하다.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 베이징 궈안(중국)이 나란히 승점 5점인데 서울은 승자승에서 밀려 4위에 포진해 있다.

혼돈의 판세, 눈을 돌릴 곳은 없다.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서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 최 감독은 "16강 진출을 놓고 두 팀 모두에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다. 힘든 원정이지만 내일 경기는 반드시 승리해 승점 3점을 가져가야 한다"며 "센트럴코스트전은 서울이 다시 도약하는 반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모든 게 중요하다"고 배수진을 쳤다.

역시 가장 큰 현안은 골결정력이다. 서울은 ACL에선 6득점-5실점을 기록 중이지만 K-리그에선 8라운드까지 5득점에 그쳤다. 경기당 평균 0.63득점이다. 서울이 힘겨운 행보를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난해까지는 데얀에게 골이 집중됐다. 그 외 선수들은 조연이었다. '도우미 근성'에 여전히 사로잡혀 있다.

최 감독이 칼을 꺼내들었다. "자신을 서브(보조)라고 여기는 선수들에게 자꾸 득점 기회가 오니까 놀라서 집중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이 자신 있게 찬스를 자꾸 만드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결정력 발휘는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다. 득점 기회가 오면 그 순간에 있는 선수가 해결해야 한다. 마무리 단계에서 무책임한 것보다는 내가 해결해야 한다는 책임의식을 되살려야 한다."

센트럴코스트는 올시즌 ACL 홈 경기에서 히로시마, 베이징을 모두 꺾었다. 호주까지의 긴 여행 시간이 원정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도 14일 10여시간의 비행 끝에 호주에 도착했다. 최 감독은 변명은 없다고 했다 .그는 "컨디션이 좋은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축구는 정신력 싸움이고 긴 여행에 따른 피로누적이 내일 승부를 좌지우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수들도 현재의 상황이 위기라는 데 이견이 없다. 최 감독은 호주 원정에서 중원의 핵 고명진을 제외했다. 채찍이 먼저였다. 그는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선수가 경기에 나서야 한다. 고명진이 컨디션 난조를 겪고 있어 서울에 남겨두고 왔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당근이었다. "다른 선수보다 출중한 장점이 많은 고명진이 빨리 회복해 팀의 경기력에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

중앙수비수 김주영은 "상황이 썩 좋지는 않다. 감독님이 모든 책임을 진다고 하지만 선수들이 더 책임감을 갖고 해야 한다. 빨리 포인트를 잡아서 한 경기를 이기고 그렇게 하다보면 분위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몸상태는 우리만 힘든 것이 아니다. 정신적으로 힘들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봄'을 호주에서 찾을까. 운명의 일전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