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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시진 감독, 히메네스의 투지에 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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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팅이 넘쳐나요."

롯데 자이언츠 김시진 감독이 팀의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32)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육중한 덩치에 순박한 듯한 얼굴이지만, 파이팅이 팀내에서 가장 넘친다는 평가다.

김 감독은 1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히메네스에 대한 우려들이 많았지만, 매우 뛰어난 실력을 지닌 선수다. 특히 승부욕이 남다르다. 중남미(베네수엘라) 국가 출신 선수답게 혈기가 넘친다"고 평가했다.

히메네스는 시범경기 기간에 팀 훈련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10일 부산 LG 트윈스전 때 1군에 복귀한 뒤로 여러가지 면에서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실력과 제스추어가 모두 눈에 띈다.

프로선수는 일단 실력으로 말해야 한다. 히메네스는 복귀 후 첫 경기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LG와의 경기에서 1-1이던 연장 10회말 1사 1, 2루때 LG 정찬헌의 공을 받아쳐 우월 끝내기 3점 홈런을 날리며 최고의 신고식을 했다. 특히 이 홈런 타구가 화제였다. 거의 직선궤도를 그린 라인드라이브성 타구가 그대로 우측 담장 위로 뻗어간 특이한 홈런이었다. 타구에 실린 힘이 보통 강하지 않고서는 그런 궤적이 나오기 어렵다. 이를 본 야구인들 모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히메네스는 행동으로도 눈길을 끈다. 커다란 덩치를 이끌고 전력 질주를 하는 모습이 마치 폭주 기관차를 연상케한다.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언제나 전력 질주를 마다하지 않는다. 또 1루 수비를 할 때 견제구를 받아 주자를 강하게 태그하는 장면에서도 히메네스의 투지가 엿보인다. 마치 함부로 뛸 생각을 하지 말라고 윽박지르는 듯 하다.

압권은 12일 광주 KIA전에서 0-3으로 뒤지던 9회 무사 1루에서의 마지막 타석 때. 히메네스는 KIA 마무리 투수 어센시오와 상대해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그런데 헛스윙 이후 방망이를 신경질적으로 잡아채며 거세게 불만을 표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앞선 타석에서 이미 두 차례 삼진을 당한 히메네스가 세 번째 삼진을 당하자 화가 치밀었던 듯 하다. 어센시오를 노려보며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마치 "다음에 두고보자"고 벼르는 듯 했다.

이런 모습들은 롯데 팬에게 벌써부터 큰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팀내에서도 파이팅 넘치는 인정을 받게하는 요소다. 김 감독은 "우리 팀의 다른 두 외국인 투수들은 얌전한 선비같은데, 히메네스는 또 전혀 다르다. 투지가 정말 대단하다. 앞으로 꾸준한 실력만 함께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히메네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