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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골' 이근호 "월드컵 긴장의 끈 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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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이근호(29·상주)였다.

감독도 퇴장당했고, 중앙수비의 핵도 레드카드를 받았다. 암울한 상황이었다. 후반 33분 번쩍였다. 권순형의 코너킥을 헤딩슛으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올시즌 마수걸이 골이었다. 이근호가 팀에 첫 승을 선물했다.

상주 상무가 9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벌어진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7라운드 FC서울과의 홈경기에서 2대1로 승리했다. 4무2패 뒤 K-리그 첫 승을 낚았다.

1-1 상황인 후반 20분 대세가 갈리는 듯 했다. 1대1 찬스를 맞은 서울의 김현성을 상주 수비수 양준아가 잡아챘다. 주심은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그 순간 박항서 감독이 거칠게 항의하다 퇴장을 받았다. 박 감독은 약 5분간 항의하며 그라운드를 떠나지 않았다.

이근호가 구세주였다. 그는 무릎부상으로 팀의 개막을 함께하지 못했다. 지난달 26일 부산전에서 교체투입된 후 29일 포항전에서 첫 선발 출전했다. 서울전은 올시즌 세 번째 선발 출격이다. 이근호의 감회도 특별했다. 그는 "7번째 경기인데 제주전 빼고 경기력은 괜찮았다. 결과가 잘 안나와서 늘 아쉬웠다. 연패를 끊기 위한 선수들의 각오가 남달랐다. 수적 열세였지만 정신력으로 승리를 가져왔다"며 기뻐했다.

군팀인 상주는 특별한 징크스가 있다. 별이 뜨면 그들도 뜬다. 공군 출신 최초로 국군체육부대장에 선임된 윤흥기 준장이 올시즌 두 번째로 축구장을 찾았다. 적장인 최용수 서울 감독은 경기 전 "왜 하필 이런 날 나타나시는지"라며 혀를 찼다. 현실이었다. 6월 병장을 다는 이근호는 "오늘 부대에서 많이 왔다. 지원도 많이 해주시고 관심도 많다. 부대장님께서 경기 전부터 격려해 주셔서 군인 정신을 발휘했다"며 웃었다.

결승골 상황에 대해선 "상대가 방심했다. 전반에 내 마크를 최현태가 해 타이트했다. 교체가 되면서 에스쿠데로로 바뀌었다. 그 부분에서 헐거워졌다"고 설명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이 다가오고 있다. 그는 4년 전 최종엔트리 문턱을 넘지 못하고 낙마했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걱정을 했다. 박 감독님이 많이 배려해 주셨다. 무릎 상태는 괜찮다. 다만 운동을 쉬어서 경기력을 끌어올릴 필요는 있다. 월드컵이 두 달 정도 남았다. 최종엔트리 발표가 난 것이 아니다.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이근호의 그 날은 진행형이다. 상주=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