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포항 감독이 큰 짐을 덜게 됐다.
캡틴 황지수(33)가 복귀를 앞두고 있다. 지난 2월 전남 고흥 전지훈련 도중 오른쪽 무릎 인대를 부상한 지 2개월여 만이다. 황지수는 9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펼쳐질 경남과의 2014년 K-리그 클래식 7라운드 출격을 준비 중이다.
황지수의 존재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이명주와 함께 이룬 더블 볼란치는 지난해 클래식-FA컵 동시 우승을 일궈낸 철옹성이었다. 공격적인 이명주와 달리 수비에 주력하는 역할 분담으로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했다. 기량 뿐만 아니라 신인급 선수들이 즐비한 포항의 '군기반장'으로 주장 완장의 책임을 다했다. 황지수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부상으로 이탈한 뒤 포항은 중원 구심점을 잃으면서 공격과 수비 모두 흔들리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부주장 김태수가 최근 맹활약하면서 한숨을 돌렸으나, 클래식-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를 병행하는 살인일정 속에 체력은 이미 한계치를 넘어섰다. 마땅한 백업 자원이 없는 상황이었던 만큼 황 감독은 황지수의 복귀를 고대하고 있었다.
황지수가 합류하면서 포항의 로테이션 전략도 탄력을 받게 됐다. 김태수의 체력부담을 줄임과 동시에 이명주 김재성의 공격 역량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조찬호 김승대 등 부상으로 이탈한 전방 공격 자원의 공백도 메울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매 경기 실점이 이어지고 있는 수비라인 역시 황지수의 가세로 탄탄해진 1차 방어선의 도움을 충분히 받을 것으로 보인다.
황지수는 "몸 상태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실전 감각만 끌어올리면 된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고난의 행군을 마치고 상승세를 타고 있는 포항이 황지수라는 탄탄한 날개를 달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