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성공하지는 못해도 배워보고 싶은 마음은 있다."
서울고 투수 최원태(18)는 최근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가장 주시하는 선수 중 하나다. 이미 지난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신분조회를 통해 등록을 해 현재 언제라도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할 수 있는 신분. 그가 던지는 날엔 국내 스카우트는 물론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항상 스피드건을 켜놓고 지켜본다.
최고 147㎞의 빠른 공을 뿌리고 체인지업과 커브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어린 선수가 혹사당하지도 않아 부상없이 싱싱한 어깨를 가지고 있어 그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국내 서울팀들도 그를 1차지명 후보로 놓고 그의 모습을 항상 체크하고 있다.
그의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 초등학교 때 야구를 하면서 박찬호를 보면서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다는 최원태는 물론 메이저리거가 꿈이다.지금은 텍사스의 다르빗슈를 롤모델로 삼았다. "(메이저리그에)가면 아무래도 좋죠"라고 조심스럽게 말하는 그. "꼭 성공하지는 못해도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최원태는 "무조건 가겠다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조건이 돼야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국내에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면 류현진 선배처럼 국내에서 배워서 해외진출을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는 최원태는 "아버지와 상의해 결정하겠다"라고 했다.
그가 처음부터 주목받은 투수는 아니다. 안해본 포지션이 없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앞집 형이 야구하는 모습을 보고 야구를 하게 됐다는 최원태가 용산리틀야구단에서 처음 맡은 포지션은 외야수였다. 5학년때 처음 투수를 했다. 그렇다고 투수만 한 것이 아니었다. 포수도 했고, 6학년이 돼서는 유격수와 3루수도 했다. 경동중학교에 올라와서는 투수를 하면서 포수와 유격수도 같이 했었다. 중앙고로 진학해 1학년때는 1루수로도 나섰다. 지난해 서울고로 전학온 뒤로는 주로 지명타자로 나서며 4번타자와 함께 에이스 역할도 하고 있다. 올해 벌써 3승을 기록 중.
가장 자신있는 공은 빠른 직구와 함께 커브를 꼽았다. 직구처럼 오다가 뚝 떨어지는 커브는 125㎞ 정도까지 나온다. 체인지업과 투심 등도 자유롭게 던진다. 커브와 체인지업으로도 볼과 스트라이크를 자유롭게 던질 수 있기 때문에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다양하게 던진다고. 슬라이더나 손가락에 끼우는 포크볼은 아예 배우지 않았다. 어린 선수가 배우면 팔이 일찍 망가질 수 있는 구질이라는 게 이유.
최원태는 "어릴 때부터 지도해주신 남인환 코치님과 정재철 코치님, 구지영 코치님, 조태수 코치님 등 많은 코치님과 감독님들이 도와주셨기 때문에 오늘의 내가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노력해 좋은 선수가 되겠다"라며 지도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최원태가 뛰어들 프로무대는 어디가 될까. 그리고 어떤 투수로 성장할까. 궁금해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