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포항 감독이 경남전 무실점 승리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포항은 9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가진 경남과의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7라운드에서 3대0으로 완승했다. 3연승을 달리다 지난 전남전 무승부로 흐름이 끊겼던 포항은 경남을 안방에서 완파하면서 5경기 연속 무패(4승1무)의 고공비행을 계속했다. 리그 6경기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4경기 등 시즌 10경기 만에 처음으로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그간 고민거리였던 수비 집중력 부족 문제도 돌파구를 찾았다.
황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얻은 승리다. 무실점을 목표로 했는데, 선수들이 집중력을 발휘한 부분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틀 뒤 제주전을 비롯해 많은 경기가 남아 있다. 회복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포항의 최대 고민거리는 실점이었다. 매 경기 실점이 이어지면서 지난 시즌 전략이 노출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에 대해 황 감독은 "한 번 정도 (무실점을) 해야 할 것이라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벤치에서도 많은 요구를 했다"며 "배슬기-김광석 등 (경남전에 기용한) 수비수들이 초반부터 집중력을 발휘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내다봤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결승골의 주인공 강수일을 두고는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다. 움직임이 전술적으로 완벽하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열정을 봤다"며 "측면에서의 움직임을 보완하면 또다른 공격 옵션이 될 것으로 본다"고 칭찬했다.
변수는 남아 있다. 캡틴 황지수부터 시작된 부상 문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조찬호의 시즌아웃에 이어 전남전 2도움의 주인공 문창진이 왼쪽 무릎을 부상하면서 측면 공백이 유발됐다. 황 감독은 경남전에서 점수차가 벌어지기 시작하자 이명주 고무열 등 주력 자원들을 빼면서 체력 안배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드러냈다. 황 감독은 "(경기에 나선 선수들을) 다 일찍 빼주고 싶었다"고 웃으며 "주말 경기와 ACL도 있기 때문에 대비 차원에서 (선수들을) 일찍 교체를 했다"고 밝혔다. 또 "조찬호 문창진 등 전술적으로 완벽하게 적응된 선수들이 공교롭게 빠지게 됐다. 빨리 대체자를 찾아야 한다"며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게 가장 좋지만, 길게 가지만 않았으면 한다. 5월까지는 부상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포항의 다음 상대인 제주는 이날 '절대1강' 전북을 상대로 승리하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제주전 뒤 ACL 16강행이 걸린 세레소 오사카 원정을 치러야 하는 포항에겐 제주의 승리가 부담스러울 만하다. 황 감독은 "오늘 경기를 봐야 겠지만 드로겟과 송진형의 유기적인 조합이 좋았던 것 같다"며 "경남전 결과는 3골차지만, 어려운 경기였다. 사실 매 경기가 어렵다. 홈 경기인 만큼 최선을 다 할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